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항소심…5·18 헬기사격 목격 증언 신부 명예훼손 혐의

2021-08-09     최정미 기자
1심서

5·18 당사자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90)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9일 열린다.

전씨는 지난해 11월 1심 판결 이후 항소심 재판에 줄곧 출석하지 않았으나 재판부가 불이익을 경고하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9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형사1부(김재근 부장판사) 심리로 전씨의 항소심 공판기일이 열린다.

전씨는 지난 5월 항소심이 시작된 후 두 차례 연기된 기일과 두 차례 진행된 공판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1심에서는 인정신문 두 차례와 선고기일 등 총 세 차례 법정에 출석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앞서 항소심에서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는 있으나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씨의 법률대리인은 "항소심은 법리상 피고인이 불출석해도 재판 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나 재판부에서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증거나 증인 신청을 충분히 받아줄 수 없다는 취지로 얘기해 부득이하게 출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 조사 및 증인 채택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씨의 변호인은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에 출동했던 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을 증인 신문하고 국회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조사 중 헬기 사격 자료를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해 도심 헬기 사격의 진위를 다퉈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미 1심에서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던 날인 1980년 5월 21일 도심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규명된 만큼 이를 또 증명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는 헬기 사격 관련 내용으로 압축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증인 신문의 경우 1심에서 대부분 했거나 증인 신청을 했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새로인 증인이 나타나고 피고인이 재판에 성실히 출석한다면 최소한의 증인 신문만 하겠다고 시사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