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대문앞'까지 정찰기 투입…영해 37㎞까지 접근

2021-08-17     뉴스2팀
미군의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 군용기가 동중국해에서 중국 영해에 바짝 근접한 곳까지 날아가 고강도 정찰 활동을 벌였다.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17일 중국 인터넷 매체 신랑군사(新浪軍事)를 인용해 미군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가 전날 중국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어가 저장성 닝보(寧波) 외해 상공까지 접근해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北京)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기지를 이륙한 RC-135S 정찰기가 전날 오전 4시(이하 현지시간)부터 오후 2시까지 정찰 비행을 했으며 가장 가까웠을 때는 중국 영해에서 20해리(37㎞)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자유시보는 RC-135S가 지난 1일 이후 보름 만에 다시 동중국해상의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 중국의 '대문 앞'에서 고강도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RC-135S는 지난 3월 22일 동중국해에서 정찰 활동을 할 때 중국 영해 경계선에서 25.33해리까지 떨어진 상공까지 다가가 역사상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근해 정찰한 기록을 세웠는데 이번에 기록을 경신했다.

RC-135는 미국 공군의 핵심 정찰기로 신호정보, 전자정보, 탄도미사일 궤적 정보 등 다양한 군사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를 탑재한 RC-135S는 대기층의 탄도미사일 탄두의 움직임을 포착해 신속히 탄도 비행 궤적과 탄착점을 예측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미군의 군용기가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에 초근접 정찰 비행을 한 것은 날로 고조되는 미중 간 군사적 긴장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지에서 경쟁적으로 군사 활동 빈도와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간 군사 대결 구도는 이어지고 있다.

SCSPI는 "통상적으로 미군 정찰기는 (중국) 해안선에서 약 50∼70해리 거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20해리 거리까지 접근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미군의 정찰 강도가 더욱 강해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향후 잠재적인 군사 위험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시보는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이 미군 정찰기의 자국 영해 초근접 접근에 중국군이 무기력하게 대응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한 누리꾼은 "도대체 마지노선이 무엇인가"라며 "놀라서 움츠러든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미중 간 우발적 군사 충돌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대만 인근 공역에서도 미국과 중국 군용기가 다수가 동시에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군용기 한 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대만 공군 초계기가 대응에 나서 퇴거를 요구했다.

비슷한 시각 대만 방공식별구역 바깥인 인근 공역에는 미군의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중국군의 Y-8 전자교란기·Y-8 전자정찰기, KJ-500 조기경보기 등이 비행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