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총량 옥죄기'에 핀테크 대출플랫폼 연계대출도 속속 중단

2021-09-12     강혜원 기자
은행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핀테크사 '대출비교플랫폼'과 연계된 대출을 중단하는 금융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쪽이 닫으면 다른 쪽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출비교플랫폼 연계대출 중단이 금융권에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비교플랫폼이란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금융회사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품 금리를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플랫폼에 연소득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각 금융사 홈페이지나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각사의 조건을 비교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 토스, NHN페이코, 뱅크샐러드, 핀크 등 12개 핀테크 업체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균 26개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은행이 평균 5곳이고 나머지는 2금융권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말까지 대출비교플랫폼과 연계한 대출 신청 접수를 중단한다. BNK경남은행은 이달 1일부터 연계대출을 중단했는데, 오는 16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같은 BNK금융지주 계열사인 부산은행도 지난 6일부터 연계대출 접수를 멈췄다. 재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금융권에선 페퍼저축은행이 이달초 잠시 중단했다가 지난 6일부터 다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압박이 거세지자 금융권이 대출 유입 경로중 하나인 대출비교플랫폼 관리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6%로 관리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영끌(영혼까지 끝어들인다)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이 폭증하면서 하반기엔 3~4%로 관리해야 한다. 이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7%를 넘어선 NH농협은행은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을 전면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2금융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하로 축소하라고 권고하는 등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비교플랫폼에 입점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은 많지 않지만 대출 창구인 만큼 관리는 필요하다"며 "금융사들이 수요가 많으면 접수를 중단하고 좀 나아지면 다시 재개하는 식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계 대출 중단 조치는 점차 금융권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 대출 수요가 다른 쪽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게 뻔해 총량 관리를 위해선 접수 창구를 닫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대출비교플랫폼 의존도가 절반 가량인 저축은행체들이 연계대출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