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점포는 줄어드는데...카드사, 영업점 더 늘리는 속내는

상반기 기준 카드사 점포수 197곳...8.6% 증가 일부 카드사, 영업점 줄이는 대신 센터 확대해 “센터 늘려 CP 채널 활발하게 이용하려는 것”

2021-10-08     정세윤 기자
[출처=연합뉴스]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은행권의 영업점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비은행권인 카드사들은 오히려 각사마다의 운영방식에 따라 영업점을 늘리는 등 은행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BC카드)의 국내 점포수는 197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은행과 다르게 점포수를 줄이지 않는 데는 각사마다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작년 31개 영업점에서 올해 44개로 총 14개가 늘어났으며, 1개가 줄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그 외 지역 7곳을 개설했다.

또한 우리카드는 서울, 부산, 대전, 경기 등 지역 거점에 4곳의 센터를 신설했다. 기존에는 우리카드 본사에서 캐피탈과 카드모집인(CP) 관리를 담당했다면, 이제는 지역센터를 통해 해당 업무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카드도 작년 18곳에서 23곳으로 늘어난 이후 올해까지 점포수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영업점의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내부적인 지역 조직망을 개편하면서 영업지점을 14곳에서 6개로 줄이고, 채권지점 4곳을 콜렉션센터 17곳으로 변경했다.

신한카드도 영업점을 28곳으로 유지 중이긴 하지만 2019년 25곳이던 점포수에 비해 작년 3곳이 늘어났다. 신한카드는 자동차 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해당 업무를 담당할 지점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2019년과 2020년에 점포를 대거 축소했지만 작년 영업점 1곳이 새로 생겨났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큰 거점을 줄이고 포스트 개념의 작은 거점이 추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의 카드사들은 계속해서 점포수를 유지 중이지만 삼성카드의 경우 작년 기준 22곳에서 올해 20곳으로 점포를 줄이며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영업점을 늘리지 않았다.

영업점을 축소한 이유에 대해 삼성카드는 “영업효율을 위한 인력 재배치로 일부 점포가 통합된 영향이지만 인력 감축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 카드 모집인을 메인으로 영업 이익을 냈던 카드사들은 CP를 관리하는 운영 조직을 중심으로 각 영업점이 운영돼 점포가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면서 카드사들이 ‘보여주기식’으로 영업점을 축소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디지털 채널을 통한 고객 유치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채널을 다양화하는 이유도 있다”면서 “하지만 CP가 많이 있으면 디지털화가 안 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보여주기식으로 영업점 대신 센터를 늘려 CP 채널을 활발하게 이용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