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곽상도 아들 퇴직금 추징보전… 50억원 처분못해

2021-10-26     강혜원 기자

검찰이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측에서 받은 50억원을 처분하지 못하게 동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곽 의원과 병채씨의 재산 가운데 50억원을 한도로 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의 추징보전 청구를 받아들였다. 대상은 병채씨 명의 은행 계좌 10개다.

법원은 곽 의원과 병채씨가 공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곽 의원뿐만 아니라 병채씨에 대해서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피고인들의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동결시키는 절차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곽 의원과 병채씨는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

법원은 병채씨 계좌에 현재 있는 금액 및 앞으로 입금될 예금채권을 합쳐 추징 예상 금액인 50억원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해 동결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은 "곽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병채씨와 공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행위로 불법 재산을 얻었고, 이를 추징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향후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염려가 있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기소 전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이후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위원을 지낸 곽 의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 여러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에 화천대유 측이 그 대가로 아들 곽씨에게 사후에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의심한다.

하지만 곽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는 퇴직금에 대해 몰랐고, 일반인이 볼 땐 많은 액수이지만 회사에서 일하며 산재도 입어 위로금 명목이 더해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019∼2020년께 곽 의원이 화천대유 및 관계사 천화동인 1∼7호에 수천억원대의 대장동 사업 이익이 배당됐다는 말을 듣고 병채씨를 통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이익금 일부를 먼저 요구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