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출시] LG유플러스 독점·KT 모바일 제휴... 국내 OTT "역차별 해소해야"

디즈니플러스, 12일 한국 시장 출시 LGU+, IPTV 독점 제휴 통한 결합 상품 소개 KT, 모바일 제휴 따른 요금제 출시 SKT는 애플TV 이어 아마존프라임 제휴 추진

2021-11-11     최종원 기자
정수헌

비대면시대가 확산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서비스인 U+tv를 통해 글로벌 OTT 서비스 ‘디즈니+(이하 디즈니플러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 4분기에도 디즈니플러스와 IPTV 독점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이고, 영유아 전용 플랫폼인 ‘U+아이들나라’ 등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와 선제적 제휴에 나섰지만 망 사용료·규제·납세 문제 등을 놓고 OTT 업계와는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독점 제휴한 디즈니플러스 결합 상품을 소개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월 2만4600원에 IPTV 서비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결합 요금제가 주요 타깃이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을 기반하고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우리만의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전달하는 3가지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 혁신을 이루려 한다"라며 운을 띄웠다.

정 부사장은 "이러한 전략 하에 드디어 내일 디즈니플러스가 유플러스 IPTV에서 출시하게 된다"라며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지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들였고, 유플러스의 디즈니플러스 독점은 그 노력의 산물"이라고 자평했다.

또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을 통해 확보한 혁신적인 IPTV 역량을 바탕으로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와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안정적인 콘텐츠 전송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 찐팬’을 늘려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 마블,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워즈'... 콘텐츠 장악력 강점


디즈니

내일 국내에 공식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는 2016년 넷플릭스에 이어 외국계 OTT의 두 번째 한국 진출이다. 

전세계에 문화 제국을 형성한 디즈니의 OTT인 만큼 충성고객 수가 많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2분기에만 1200만명의 유료 회원을 확보하며 2019년 11월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회원 1억1600만명을 끌어모았다. 디즈니, 마블, 픽사 등 다양한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워즈 등 콘텐츠 확장성도 높다.

특히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을 기점으로 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는 한국이 영화 흥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은 한국을 해외에서 중국 다음가는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강조해 왔고, 한국은 마블의 해외 수익 중 중국에 이어 다음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캡틴 마블>, <어벤져스:엔드 게임>,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작품은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이 이뤄졌다.

때문에 디즈니플러스의 성장 잠재력은 넷플릭스보다 우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 9900원으로 한 계정에서 최대 4명이 공유해 쓸 수 있다는 점은 넷플릭스(14500원, 동시 접속 최대 4명)보다 우위에 있다.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1200만명으로 넷플릭스(154만명)의 약 8배에 달한다. 여기에 영화, 애니메이션을 넘어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 등 마블 시리즈 드라마도 론칭하고 있어 국내 고객들을 크게 모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크리스틴 맥카트니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는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 등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 분기에 선보이는 첫 분기가 될 것"이라며 "'미스 마블', '피노키오' 등 기대작들도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 경쟁력 강화·결합 상품 수익' 두마리 토끼


LG유플러스-디즈니플러스

LG유플러스는 안드로이드tv와 유튜브, 유튜브 키즈 등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국내 OTT 활성화를 이끌었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글로벌 OTT 사업자와 IPTV 단독 파트너십을 체결, U+tv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영유아 전용 서비스인 ‘U+아이들나라’와 스피커형 셋톱 박스인 ‘사운드바 블랙’,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 기대감 등 영향으로 지난 3분기 IPTV 누적 가입자는 동기 대비 8.8% 늘어난 526만50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 콘텐츠 수급을 통한 차별화를 통해 IPTV 사업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즈니+를 통해 영화나 해외 드라마를 즐기는 콘텐츠 고관여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디즈니+ 제휴를 맞아 IPTV와 OTT를 결합한 요금제를 출시한다. 새롭게 출시된 ‘프리미엄 디즈니+’요금제는 월 2만4600원(3년 약정, 인터넷 결합 기준, VAT 포함)이다.  가입자는 디즈니+ 계정 생성 후 한차례만 등록하면, 추후 별도 로그인 없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모바일 요금제와 결합된 ‘디즈니+ 프리미엄팩’도 출시했다. 월 9만 5천원 이상 5G 요금제 가입자 및 10만원대 이상 LTE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디즈니+ 구독권을 매월 제공된다. 

LG유플러스는 U+tv 셋톱박스 자동 업데이트 방식으로 디즈니+를 제공하고, 바로가기 버튼을 탑재한 리모컨을 출시해 고객이 원스톱으로 디즈니+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LG유플러스가 국내 IP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안드로이드 OS 기반 셋톱박스를 보유하고 있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신규 가입 고객에게 디즈니+ 3개월 구독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IPTV 고객 중 프라임 라이트(월 1만7600원) 이상 또는 인터넷 1G 이상 신규/재약정하는 고객과 올해 말까지 5G/LTE 전 요금제 신규/기변 고객에게는 디즈니+를 3개월간 감상할 수 있는 구독권이 증정된다.


KT도 모바일 제휴... SKT는 애플·아마존 제휴 추진


[출처=KT]

KT도 지난달 디즈니코리아와 모바일 제휴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디즈니플러스 초이스’ 요금제를 이날 출시했다.

KT 측은 "디즈니플러스 초이스는 5G 요금제 중 슈퍼플랜 프리미엄 초이스(13만원), 슈퍼플랜 스페셜 초이스(11만원) 또는 슈퍼플랜 베이직 초이스(9만원)에 가입하면 월 정액 9900원의 디즈니+를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신규 무선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해당 요금제는 디즈니플러스 콘텐츠에 대한 고객 수요와 이용 패턴을 반영해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 시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은 94.8%에 달한다. 여기에 향후 올레tv 서비스 제휴를 위해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KT 커스터머전략본부장 박현진 전무는 “디즈니+ 한국 론칭을 기다리는 고객님들을 위해 많은 고객님들이 디즈니+를 이용해 볼 수 있는 프로모션을 준비했고, 프로모션 후에도 모바일 요금제를 통해 편리하게 디즈니+를 지속 이용해 보시길 바란다“라며, “KT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와 결합한 혜택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

SK텔레콤은 디즈니플러스 대신 아마존프라임이나 애플TV 등의 OTT와 제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애플과의 협업을 통한 스트리밍 기기 ‘Apple TV 4K’를 출시하기도 했다. 애플과 협력해 한국에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국내 IPTV로는 처음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는 2019년 당시 "디즈니플러스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디즈니가 웨이브를 경쟁자로 정의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 직후에는 "아마존이 주주로 참석하는 것을 같이 고려하고 있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라며 아마존과의 제휴 의사를 표출했다.


망 사용료·공시 회피 '뜨거운 감자'... 국내 OTT 업계 "역차별" 반발


OTT

디즈니플러스와 통신사의 제휴 소식이 속속 들리고 있지만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망 이용료를 낼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콘텐츠 제공자(CP) 중 트래픽 1위는 25.9%를 차지한 구글, 2위는 넷플릭스(4.8%)다. 이들은 통신사의 망을 이용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들보다 적은 트래픽의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과과 상반된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대가'를 인정하는 1심 법원 판결에 항소하는 등 이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강력한 입장이다.

디즈니플러스도 이를 근거로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디즈니 플러스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를 통해 간접 방식으로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CDN이란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복잡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전송해 주는 서버를 의미한다.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통신와 CDN 사업자를 거쳐 간접적으로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정 부사장은 "디즈니플러스는 CDN사와 계약을 맺었고, LG유플러스 또한 해당 CDN사와 계약을 진행했기에 실질적으로 망 이용료를 지급한다고 볼 수 있다"라며 "망 이용대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디즈니플러스 독점 제휴를 통한 최고의 고객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회피 및 납세도 조율해야 할 문제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유한책임회사로 조직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회사는 외부 감사와 공시 의무가 없어 국내 수익과 본사로의 배당, 세급 납부 내역 등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라는 양강 구도로 OTT 업계 재편이 예고되지만 국내 OTT 사업자와 ‘역차별 문제’가 불거지는 셈이다.

국내 OTT 업계에선 볼멘소리도 섞여 나온다.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이 재편되고 있지만, 균형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토종 OTT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다.해외로 진출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에 지속 기여하도록 하려면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한국OTT협의회는 이날 자료를 통해 "막강한 가입자와 자본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 제패를 노리는 글로벌 미디어들은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치명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며 "설상가상으로 이미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있는 한국 미디어 산업에 디즈니플러스가 가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이어 "한국 OTT 플랫폼의 유의미한 성장이 없다면 미디어 산업의 균형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OTT자율등급제' 도입, 국내외 역차별 해소를 위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호소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