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고사] 최선이 아닌 차악이 최선인 선거 광자(狂者)와 견자(狷者)

광자(狂者)냐 견자(狷者)냐 이것이 문제로다

2021-12-19     정해권 기자
대선을

논어의 자로편 21번째는 중용에 관해 설명을 하는데 이에 비교가 되는 인물상이 광자와 견자로, 공자는 이러한 인물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필야광견호(必也狂狷乎) 광자진취(狂者進取) 견자 유소불위야(狷者 有所不爲也)>

‘자가 말하길, “중행(中行)을 할 수 있는 선비와 더불어 할 수 없다면, 반드시 광자나 견자와 더불어 할 것이다” “광자(狂者)는 진취적이고, 견자(狷者)는 하지 않는 바가 있다.” 

자로에서 공자가 말하는 광자(狂者)의 광(狂)은 '미치다'의 뜻이 아닌, '기세가 세고 사납다', 혹은 '경솔하다', '성급하다''의 의미로 사용이며, 뜻을 위해서라면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나아가는 적극적인 성향으로 열정을 가진 진보다.

하지만 막상 그의 삶에서 실행의 결과물을 보면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실천보다 말이 더 앞선다. 

또한, 견자(狷者)의 견(狷, 성급할 견)은, 고집과 지조가 있으며, 동시에 의심이 많고, 주저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견자가 높은 뜻을 가지고 첫 마음을 다르게 고치지 않는 것은 광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의리와 도덕적 감정의 호불호가 뚜렷하며 고집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불의한 것, 싫은 것, 더러운 것, 도리에 어긋나거나 경우에 맞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다. 대의보다는 일신의 수신 보양에 더 무게 중심을 두는 소극적인 사람이다. 

도덕적인 면에서는 광자보다 견자가 앞서는 듯이 보인다. 도덕적 성향이 뚜렷하고 사람됨의 도리를 잘 알고 지키는 보수다. 

하지만 광자와 견자 모두 결점이 있으니 한쪽은 성급하다 못해 폭력적이면서 급하고 또 다른 한쪽은 독선스러울 정도의 고집이 있으니 공자는 양쪽 다 현실적으로 큰 뜻을 이루기에는 다소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통찰했다. 

공자는 자로편에서 220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을 예언이라도 한 듯 광자와 견자를 빗대어 설명했다.

연일 與. 野 후보들의 추문이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가족 문제가 밝혀지는 요즘 양대 후보들의 정책과 국정 운영의 비전은 가족과 본인의 비리와 추문(醜聞)만 남아 후보들의 공약(公約)은 사라지고 공약(空約)만 기억되고 있다.

부디 이제라도 비방과 비난을 멈추고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국민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성숙한 선거를 기대한다. 중국의 또 다른 현인 맹자와 만장의 대화가 현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상을 잘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천시자아민시(天視自我民視) 천청자아민청(天聽自我民聽) 차지위야(此之謂也)

하늘이 보는 것이 나의 백성이 보는 것에서 시작되고 하늘의 듣는 것이 나의 백성이 듣는 것에서 비롯되니, 백성에게 잘못이 있다면 나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정해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