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D-18] 흙언덕으로 둘러싸인 스키점프 경기장, 부족한 강설, 오미크론 확산 '초비상'

2022-01-18     최정미 기자
중국

역사적으로 눈이 없는 동계 올림픽은 없었다. 그런데 동계 올림픽 개최를 코 앞에 둔 베이징에 '눈'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장자커우에 새로 건설된 화려한 모습의 스키점프 경기장과 주변의 흙언덕의 경치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데일리메일은 17일(현지시간) "스노우보드 경기장은 베이징의 철강 산업 중심지에 지어졌는데, 경기장 주변으로 오래된 공장의 시설물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적은 적설량은 심각하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해 1월에서 3월 사이를 보면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옌칭의 알파인 스키장 지역에 눈이 2cm 가량 왔다. 이는 런던이나 마드리드보다 더 적은 강설량이다.

IOC의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1980년 미국 뉴욕 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슬로프에 인공눈이 사용돼 왔기 때문에 눈 문제는 별 게 아닐 수 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경기장에 사용된 눈의 80%가 가짜였다.

그러나 알파인스키와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이 열리는 옌칭은 4,900만 갤런의 물과 300대의 스노우건으로 표면을 뒤덮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현재 베이징은 평소에도 극심한 건조로 물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이다. 영국의 스노우보드 크로스 선수이자 메달 유망주인 샬롯 뱅크스는 “눈은 러시아나 2018년 평창 때와 비슷할 것이다. 두 곳 다 부분적으로 인공눈을 사용했다. 선수로서 적응해야 하는 건데, 이전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최국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 선수가 목소리를 낼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가 더 큰 문제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외교적 보이콧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고, 어느 선수가 여기에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때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22

IOC와 위원장 토마스 바흐는 조직의 정치적 중립을 주장하며 논쟁을 피하고 있다.

국제 인권기구 휴먼라이츠와치(Human Rights Watch)는 중국이 인권 문제를 ‘스포츠워시(sportswash)’ 즉, 스포츠로 지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와치 측은 “이 동계올림픽은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좋게 내세우고,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독립된 시민 사회의 표적화, 언론의 자유 제거, 첨단기술 감시의 확장에 대한 이목을 돌리기 위한 시진핑 주석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들에 더히 오미크론까지 확산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결국 일반 대중에게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특정 그룹'의 사람들에게 표를 나눠주고 일반인게게는 표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관객의 올림픽 관람 불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조직위는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의 중대하고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고 모든 참가자와 관중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티켓을 더는 판매해서는 안되고 적절한 프로그램에 따라 특정 그룹의 관중을 초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