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남궁훈 단독대표 내정…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 물러나

2022-01-20     이주희 기자
(왼쪽부터)

카카오페이는 20일 류영준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이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간만 근무하게 될 예정이며, 카카오페이는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리더십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달 류 대표를 포함한 8명의 경영진은 카카오페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어 주식시장에서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을 빚었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8명의 경영진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 CAC)에 일괄 사퇴 의사를 표했다. CAC에서는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부사장을 포함한 5명의 경영진은 카카오페이에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5명의 임원진 재신임 여부는 크루들과 함께 구성할 신뢰 회복을 위한 협의체와의 논의 등을 통해 새로 구성될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 내정자 등 카카오페이에 남게 되는 5명의 경영진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자신들이 매각한 주식 재매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 내정자는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고,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 임기 동안에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원근 내정자는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상심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카카오페이를 처음 출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는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였던 류 대표는 먹튀 논란으로 자진사퇴했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도 올 3월로 예정됐던 대표 임기 연장을 포기하면서 카카오는 남궁 센터장을 차기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카카오에 합류한 남궁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미국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거친 인물로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 될 예정이다.

남궁 내정자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가지고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이날 임직원 대상으로 올린 글에서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보았다.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던 미래지향적 혁신과, 지금의 카카오 규모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