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북 산불] 파죽지세 산불, 관건은 ‘바람’...이주민들은 진화소식 ‘간절’

2022-03-07     최문수 기자
지난

강릉 옥계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번지며 사흘째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첫날 막대한 피해를 입은 동해 지역과 인근 도심 및 해안 지역의 산불은 다수 막아낸 상태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람 탓에 산림의 불길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동해안의 산불로 7일 오전 6시 기준 1만6000ha 규모의 산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면적은 이미 서울 면적(60.5ha)의 4분의 1 이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축구장(0.714ha) 2만3466개를 모은 면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인명 피해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산불로 인해 512개 가량의 시설이 피해를 당했다. 구체적으로는 울진 272개, 동해 63개 등 총 343개의 주택이 소실됐다. 산불로 인해 대피한 주민은 전날 오후 9시 기준, 4659세대로 총 7335명에 달했다. 이들은 인근의 공공시설과 마을회관 그리고 경로당 등에서 진화 소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곳곳에서 긴급 구호 물품이 전달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동해 산불 피해 지역에 1만2000병에 달하는 생수를 긴급 지원했으며, 신세계그룹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지역에 5억원을 기부했다. 이랜드는 2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현대그룹도 동해안 지역에 10억원을 기탁하며 구호 장비와 인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

야간에는 헬기가 이륙할 수 없어, 사실상 진화 작업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방과 경찰은 밤새 마을 곳곳에 방화선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산림당국은 강릉 옥계와 동해시의 산불 진화율을 50%가량으로 분석했다. 산불 초기와 비교해서는 바람이 잦아든 상태지만, 주말 간의 전국적인 비 예정 소식으로 인해 바람이 다소 강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7일 현장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진화 주안점은 화두 제압이며 주불은 다 진화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히며 “내일 오후부터 위협적인 동품이 불기 때문에 그 전인 오전까지 반드시 화선을 제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금강송 군락지인 유전자원 보호구역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정체되어 있는 ‘운무’로 인해 헬기 진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상북도

강원도와 경북 울진군 곳곳에는 산불 피해의 잔해가 고스란히 남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민가를 포함한 크고 작은 시설이 불에 타 시커멓게 변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건조한 날씨와 잦은 풍향의 변화로 인해 작은 불씨가 옮겨붙으며 도로 옆 작은 야산에는 작은 산불이 발생한 모습도 포착됐다. 밤새 소방대원들은 담수 작업과 진압을 반복하며 긴급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금강송 군락지, 강원도 기념물인 동해 어달산 봉수대, 국보 봉평리 신라비, 천연기념물 화성·후정리 향나무 등 국가지정문화재의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엇보다 인명 피해 없이 무사히 진화에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위키리크스한국=특별취재팀 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