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이슈] 러 판매 강행…국제사회서 욕 먹은 유니클로, 대체 왜 이럴까

패스트리테일링, 러시아서 판매 강행 의사 밝혔다가 '철회' 가뜩이나 국내서 미운털 박힌 유니클로, 이미지 추락 우려 SPA 탑텐, 등 돌린 소비자 '애국 마케팅'으로 빠르게 흡수

2022-03-12     박영근 기자
ⓒ연합뉴스

12일 업계에선 유니클로와 신성통상 탑텐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지난달 기능성 내의 거짓 광고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점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분위기다. 심지어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 "옷은 필수품"이라며 판매를 강행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영업을 계속하기엔 다양한 어려움이 있어 사업 일시 중지 판단에 이르렀다. 회사는 인권을 침해하고 평온한 생활을 위협하는 어떠한 공격도 비난한다"며 러시아 철수 소식을 전했다. 회사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이유는 지난 7일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의 입장 발표 이후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야나이 회장은 당시 "의류는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면서 잔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물론 스페인 자라, 스웨덴 H&M 등은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를 규탄하며 러시아 내 매장 영업 및 온라인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니클로는 홀로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선언해 국제적 비난이 쏟아졌다. 세르게이 코르순스키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SNS를 통해 "유니클로는 생명의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의 일상생활을 우선시 했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SNS상에선 #보이콧유니클로 #부끄럽다 유니클로 등의 해시태그가 이어졌다.

유니클로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국내서 유니클로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유니클로는 지난 회계연도에 58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이전인 2018년 1조4188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든 성적이다. 유니클로 매장 수 역시 2019년 190개에서 지난해 130여 개로 대폭 줄었다.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은 유니클로에 등 돌린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특히 탑텐은 좋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가심비를 갖춘 데 이어 공격적인 애국 마케팅을 펼치며 빈틈을 파고들었다. 특히 8·15 캠페인 티셔츠와 독도의 날 기념 프로모션 등을 출시해 반사이익을 누렸다. 최근엔 매장 외부에 우리나라 문화재를 알리는 그림 등을 넣은 인테리어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