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른 건설업계 주총 분위기...올해 키워드는 '안전과 신사업’

건설업계, 안전 강조하며 비건설 부문 진출 타진

2022-03-15     박순원 기자
[사진출처=연합뉴스]

대형건설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주요 안건에도 관심이 모인다. 건설업계는 올해 주총을 통해 성장이나 신규 수주가 아닌 ‘안전’과 ‘신사업’을 강조할 예정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수 대형 건설사들은 안전전문가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지난 1월 말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황준하 최고안전책임자(CSO)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안전 영역의 중요성의 강조하고자 하는 회사 차원의 메시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황 전무는 앞서 현대건설 구매·외주실장으로 근무해 하도급 관리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평가 받는다.

대우건설은 안전책임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전사 안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자 민준기 안전품질본부장을 CSO로 선임하기로 했다.

안전역량 강화 뿐 아니라 신사업 확대와 ESC경영 차원에서 정관을 변경하는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CCUS) 및 탄소 자원화 사업의 설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업, 신기술 관련 투자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탄소 규제 강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산화탄소 활용에 대한 발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맞춰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 등이 해당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각

HDC현대산업개발도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유통업 ▲도소매업 ▲판매시설 운영업 ▲물류단지 개발업 ▲물류업 ▲물류창고업 ▲운수업 ▲데이터센터업 등을 정관에 추가하기로 했다. 중견 건설사인 계룡건설산업도 ▲태양광 발전 및 전력중개업 ▲폐기물 및 부산물 연료화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안전과 사업다각화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최근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세종과 대구에서 시작된 신규 아파트 미분양 여파는 지방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하강 국면에 대비해 리스크 대비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건설사들이 주총을 통해 비건설 부문으로의 진출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배경에는 건설경기 하강 국면에 대비하기 위한 각 사의 전략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GS건설은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전에도 국토부 출신 고위관료를 선호해온 것으로 평가 받는다.

대우건설은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재웅 법무법인 광장 고문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이인석 전 법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DL이앤씨는 심리학, 인지과학,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인 신수진 한국외대 초빙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