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부친 뜻 몰랐나…故박정구 "리조트는 21세기 전략사업" 

박정구 전 회장, 설악 리조트 축사서 리조트 육성 계획 밝혀 선친 뜻 이어받겠다던 박철완 前상무, 정작 리조트 사업 반대

2022-03-16     박영근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그룹 상무는 지난해 회사의 금호리조트 인수를 두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부친인 고 박정구 회장의 경영성과를 강조하며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과거 박 전 회장은 리조트를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선정하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밝혀져 박 전 상무가 진정 아버지의 경영 철학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구 전 회장은 지난 1997년 6월21일 강원도 속초시 척산온천지구 내 설악리조트 개장식에 참석했다. 자리에는 박성용 그룹 명예회장도 함께했다. '금호아시아나 60년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개장식 축사에서 설악산에 온천휴양지를 탄생시킨 금호개발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레저사업을 그룹의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호그룹은은 당시 설악 리조트 콘도에 총 600억 원을 투자하고 1년6개월간의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로인해 설악 금호리조트는 연건평 9000평에 지상 9층, 지하 2층 규모로 총 247실 규모를 갖추게 됐으며, 최신 시스템으로 평가받던 '일괄예약시스템'도 도입시킬 수 있었다.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해 2월 경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면서 금호리조트 인수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리조트는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면서 주장했다. 

박 전 상무는 또 지난 2월엔 "할아버님과 아버지께서 만든 금호석유화학에서 땀을 흘려야 하지만,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면서 "선친의 경영철학인 의를 실천하고 '비전 경영'을 제시하는 경영자로 복귀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선친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겠다던 박 전 상무가 정작 선친이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손꼽은 리조트 인수를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진 셈이다.

박 전 상무 측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 "보도자료가 나간 내용 외에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짧은 답변만 반복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