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포커스] 은행-보험사 주담대 금리 '역전'…다시 '조이기' 들어갈 듯

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 6% 돌파…보험사 3~5%대 금리 역전 채권금리 등 상승 여파…7월 DSR규제 앞두고 수요 몰릴 수도 “선제적 대응 계획은 없어…금융당국 지침 따라 대응”

2022-04-01     김수영 기자
[출처=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다시 대출 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시장 분석과 달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기존 방침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는 7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전 총량 관리를 위해 향후 금리는 더 오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다만 보험사들이 인식하는 대출규모는 금융권에서도 작은 편이라 선제적 대응보다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아래서 발을 맞출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보험사보다 높아졌다. 최근 국내외 기준금리 및 채권금리 상승 여파가 작용한 탓이다.

전날 기준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6% 내외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연 4.1~6.01%로 처음으로 6%대를 돌파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4.647~5.947%, 4.92~5.82%로 6%에 근접했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최고 5% 초중반(각각 4.32~5.15%, 4.00~5.50%)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보험사의 주담대(고정형) 금리 밴드는 3.92~5.67%로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변동형 기준으로도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3.56~5.66%로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국내외 금리 상향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연내 7~8%에 이를 수 있다는 시장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은행권과의 금리가 역전되면서 보험사들은 다시 조이기에 들어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은행권보다 금리가 낮다는 것이 보험사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지만 대출수요가 은행에서 보험 쪽으로 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에 대출을 받는 고객들은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들이고 은행 한도에 부딪혀 오는 분들이 많다”라며 “은행 금리가 더 높아지면 대출수요가 몰릴 수 있어 인상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미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올해 초 대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3.72~4.87%로 연초 대비 0.37~0.39%p 올랐고, 한화생명도 0.48~0.68%p 오른 4.58~5.38% 수준이다. 손보 쪽에선 삼성화재가 3.76~4.64%로 연초 대비 0.01~0.1%p 올랐고, 현대해상은 0.6~0.7%p 오른 4.36~4.96%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규제도 향후 금리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0.50%p)씩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어 이 경우 국내 기준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자율규제 강화’ 내용이 최근 시장 분석과 달리 대출규제 완화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차주단위 DSR 3단계 규제가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되면 주담대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올해 1월부터 적용 중인 차주단위 DSR은 2억원 초과 대출의 경우 은행은 40%, 보험사는 50%가 적용된다. 하지만 7월부터는 이 비율이 1억원 초과 대출에 적용돼 대출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다만 보험사에서 실행하는 대출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라 이같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에 맞춰 움직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만약 기준금리 인상이 4~5월 쯤 이뤄지면 선제적으로 은행에 반영이 되고, 시기상 DSR확대와 맞물려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보험 쪽 대출은 전체로 놓고 보면 크지 않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작년처럼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