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에 추가 안전 규제까지...건설업계 시련의 상반기

2022-04-07     박순원 기자
서울의

공사 현장이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지만 건설사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공사 핵심 자재인 철근·시멘트 가격이 급등한 데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 시공사 등록을 즉시 말소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도입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계절적 성수기에도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통상 1·2분기는 한 해 중 건설 공사가 가장 활발히 이뤄질 시기지만 건설현장은 원자재 수급난에 공사 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철근 가격은 톤당 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고장력철근의 경우 지난해 초 톤당 105만원 수준에 거래됐는데 올해는 30% 급등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시멘트는 수급 부족 문제까지 겪고 있다.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시멘트 핵심 원료인 유연탄 등은 전쟁 개시 직후 15%가량 급등한 상태다. 러시아산 유연탄은 국내 수입량의 75% 비중을 차지한다.

건설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철강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 운영 현장에서는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 입주 시기가 늦어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다수 현장에서 자재 수급난을 겪고 있다”며 “원자재 수급 불안은 중소형 건설사들에게 특히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건설현장은 안전사고 발생 대비에도 분주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같이 시설물 중대 손실로 인해 사망자가 3명 이상 발생할 경우 건설업체 등록을 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오는 6월 중대사고 직권 처분을 위한 건산법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안전관리업계에서는 정부가 사고 예방에 나서기보다는 사고 처벌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관리업계 관계자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자는 분위기가 현장 곳곳에 퍼져있지만 조심을 해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정부도 처벌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사고 예방에 집중해 모든 건설현장이 안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