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피하니 원자재가 발목...건설사 손실규모 대폭 확대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은 크게 감소...원자재 값 상승 영향 삼성물산·대우건설, 어려운 분위기 속 깜짝 실적

2022-05-09     박순원 기자
건설업계의

국내 대형건설사의 1분기 실적이 예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올해 초 건설사들은 중대재해법 리스크 방어에 몰두했지만 막상 실적 저하를 부른 요인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이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6개 대형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매출 총합은 14조원·영업이익은 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매출은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6% 줄었다. GS건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3.1% 감소한 1535억원로 집계됐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각각 1257억원·68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40%가량 줄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이 축소된 이유는 자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해외사업 수익성이 줄었고,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도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3% 감소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건설업 영업이익 감소 여파를 다소 피해갔다.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4.8% 늘어난 155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대형공사가 본격화 되면서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다. 대우건설은 건자재 값 상승 영향에 마진율이 다소 감소했지만 1분기 영업익 221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건설사 2분기 영업익 향방을 가릴 포인트로 건자재 값 안정화를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봄철은 건설현장 공사에 속도가 붙은 시기로 대다수 건설사들에게 성수기로 작용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건자재 값 영향으로 인해 이점을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다만 새 정부 출범 후 민간 재개발·재건축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 지속 성장의 발판이 마련될 수도 있어 지켜봐야한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