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설립 '급물살'…한국거래소 독점체제서 경쟁구도로

이달 금융당국, ATS 설립 가이드라인 발표 예정 ATS설립위원회·피에스엑스, ATS 설립 사업 구체화 "ATS 안착 위해 거래 대상 다양화 등 제도 보완 필요"

2022-05-06     이주희 기자
[출처=연합뉴스]

한국거래소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ATS가 설립되면 그동안 한국거래소의 매매거래 독점체제가 경쟁 체제로 바뀌게 되며, 추후에는 ATS 거래대상 서비스도 다양화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금융당국은 ATS 인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으로 조만간 ATS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ATS는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 또는 증권예탁증권(DR)만 매매거래가 가능해 해외와 비교하면 매매거래 가능 대상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거래 대상을 다양화해 ATS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 다각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TS는 한국거래소가 수행하던 매매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다자간매매체결 회사로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ATS 도입 근거가 마련됐지만 아직 한 개의 ATS도 출범하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규거래소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ATS가 등장했다. 

ATS설립 가이드라인에 담길 내용은 사업계획, 인적·물적 요건,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 금융투자업 감독규정의 일반적인 요건 외에 전산 시스템 구축, 건전금융질서 방해 방지 등 추가 요건도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ATS 설립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증권사 7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신한금융투자)이 만든 'ATS설립위원회'는 예비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으로 ATS설립위원회는 2024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을 운영하는 피에스엑스도 ATS 설립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에스엑스는 지난달 김병재 전 한국거래소 상무를 금융전략 고문으로 영입하고 ATS 추진을 구체화했다. 김 전 고문은 ATS 제도연구를 담당한다. 

올 2월에는 '부산대체거래시스템 및 핀테크 엑셀러레이팅센터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컨소시엄 참여자를 모집했다. 

피에스엑스 관계자는 "ATS가 단순 수수료 절감 효과 외에도 소비자 후생 증진과 신산업 엑셀러레이팅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사업계획을 구체화 하는 중"이라며 "현재 부산 ATS 사업계획 및 모델을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함께 구체화하고 있고 KT가 네트워크 및 IT인프라 사업운영을 담당하는 주주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ATS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거래대상을 다양화하고, 자기자본 요건, 주식소유 제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현재 정규거래소에서 거래하지 못하는 비상장주식과 거래비용이 높은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거래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의 ATS와 유럽의 MTF(다자간거래시설)에서는 주식, 비상장주식, ETF, 채권, 옵션, 증권화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증권형 토큰도 거래가 가능한데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에서는 매매거래 가능 대상이 제한적이라 이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TS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라며 "5% 규정에 따른 의무 공개매수 적용에 있어서 경쟁매매 방식의 ATS거래를 예외로 인정할 필요가 있는 등 ATS가 안착하려면 제도적 보완도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ATS와 정규거래소의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테크놀로지의 우위, 낮은 거래비용, 호가단위나 주문 방식의 다양성으로 ATS가 경쟁력을 갖춘다면 정규거래소와의 경쟁은 시장 전체적으로 매매체결 서비스의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