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바이든 美 대통령 '공식 방문' 성료...尹 대통령 답방 시 어떻게 이뤄질까

2022-05-23     최문수 기자
윤석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박3일 '공식 방문' 형식의 방한이 지난 22일 성공리에 마무리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 형식과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답방이 이뤄질 시 미국 측의 의전과 관련해 관심이 모인다.

이번 방한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열흘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는 역대 대통령 중 최단기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째날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착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바이든 대통령을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직접 맞이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나 레이몬드 상무부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근접 수행에 나섰다.

미국에서 공수해온 방탄경호차 '비스트'에 탐승한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대로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평택캠퍼스) 시찰에 나섰다.

평택 반도체 공장에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착한 후 20여 초간의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나눴다. 둘째날인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공식 만찬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마지막 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에게 '매리드업(married up)'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김건희 여사를 치켜세웠다. '매리드 업'은 자기보다 높은 사회 계급의 사람과 결혼했을 때 재치있게 표현하는 말이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뒤 일본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정상의 방문 형식은 '국빈 방문', '공식 방문', '실무 방문', '사적 방문' 등으로 분류된다. 각각의 방문 형식에 따라 의전의 차이가 존재한다.

'국빈 방문'은 '국가'의 손님 자격으로 방문한다. 초청 대상은 대통령의 공식 초청으로 외국의 정상 또는 행정 수반인 총리로 제한된다. '국가'의 손님 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인만큼, 의전과 예우에 가장 큰 공이 들여진다. 아울러,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 중 원칙상 국가별로 1회에 한정된다.

또, 준비 과정과 비용 측면에서도 그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국빈 방문의 여부는 양 국가가 사전 협의를 통해 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 환영식, 공연이 포함된 대통령 만찬, 도착과 출발시 고위급 환영 및 환송, 예포 발사, 각종 문화행사 등이 수반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공식 방문'이다. '공식 방문'은 의전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예우를 하는 '국빈 방문'보다는 의전 등급이 낮으며, '실무 방문'보다는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빈 방문'과 '공식 방문'의 의전 과정에서 큰 구분은 두지 않는다.

'공식 방문'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임기중 대통령 명의 공식 초청에 의한 외국 국가원수와 행정수반인 총리 및 이에 준하는 외빈의 방한이다. '공식 방문' 여부는 양국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실무 방문'은 공식 초대장 없이 단지 '공무'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형식이다. 외교부장관 이상의 외빈이 방한할 경우에 해당되며, 원칙적으로 방문 비용은 우리나라 측이 아닌 외빈측이 부담하게 된다.

'사적 방문'은 국제회의 참가 혹은 사적인 목적으로 방한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트럼프

통상 외국정상이 미국을 방문하는 형식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국빈 방문', '공식 방문', '공식 실무방문', '실무 방문' 등으로 나뉘는데, 엄밀히 형식을 구분하는 공식 규정은 없다. 통상 의전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국빈 방문'은 수도인 워싱턴D.C 이외에 다른 도시 한 곳을 순방하는 외국정상을 대상으로 한다. 의장대 사열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21발의 예포를 쏘는 백악관 환영식과 백악관 환영 만찬,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등의 의전으로 구성된다.

'공식 방문'의 경우, 의전이 '국빈 방문'보다 간소화되지만 때에 따라 백악관 환영만찬과 상·하원 합동연설 등의 의전이 제공되기도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015년 방미했을 당시, 형식은 '공식 방문'이었으나 백악관 환영 만찬을 비롯해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식 실무방문'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도 의전은 간소화됐지만, 내용상으로는 '공식 방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의 방미 당시 도널드 전 미국 대통령도, '최고의 예우'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 내외에게 백악관 환영 만찬과 3박4일 일정간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 숙박하도록 함으로써 국빈에 준하는 의전을 제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2013년 5월 '공식 실무방문'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상·하원 합동연설 기회가 제공돼, 사실상 '국빈 방문'급에 준하는 예우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임기 중 3~5회 미국을 방문했다. 국빈방문은 한차례씩이었다.

첫 방미 일정을 '국빈 방문'으로 소화한 경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10월 '공식 실무방문'으로 미국을 처음 찾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08년 4월 첫 방미는 '실무 방문'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APEC 참석차 미국을 처음 방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빈 방문'없이 '실무 방문'으로 임기 중 세차례 미국을 찾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