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급등에 기준금리 1.75%로 인상…"물가상승률 5%대 전망"

"한·미 금리차 역전, 우리 경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2022-05-26     이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물가 급등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5%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며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밝혔다.

26일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월보다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시장의 기준금리 예상치가 올라가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25~2.50%로 전망하고 있다.

이 총재는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5%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국제 곡물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물가상승률이 3~4%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금통위는 이날 물가 우려 등에 따라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4%대 후반으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근원인플레이션율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모두 3%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올해 상승률도 지난 2월 전망치 3.1%를 상회하는 4%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율은 3%대 초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경제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낮아지는 반면, 민간소비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0%)를 다소 하회하는 2%대 후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로 전환했고 주택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연준의 급격한 긴축 행보 관련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금리가 높은 게 자연스럽지만 단기적으로 역전되지 말란 법은 없다"며 "한·미 금리차가 역전된다고 해도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향후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통위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