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또다시 내분 격화…"협의 거부당해"vs"자리 요구했다"

2022-05-28     강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봉합 수순을 밟는 듯 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갈등이 27일 다시 격화하고 있다.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에게 사과했던 박지현 위원장은 이날 저녁 돌연 다시 입장문을 올리고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위원장 및 6·1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사과한지 5시간 반만이다.

당초 박 위원장이 이날 오후 3시께 사과의 뜻을 담은 페이스북 글을 올렸을 때만 해도 두 공동비대위원장이 인천 집중유세에 함께 나서 화해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윤 위원장은 유세장에 박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자 "도착 시간을 못 맞추신 것 같다"면서 "서로 더 많이 노력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이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유세문 발표를 거부했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협의가 불발되자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러 가던 길에 차를 돌렸다고 전했다.

이러한 박 위원장의 입장문에 대해 윤 위원장 쪽이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갈등의 골은 이전보다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 위원장 측을 비롯한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자신에게 주고, 세대교체를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지방선거을 앞둔 상황을 이용해 일종의 거래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전날 봉합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데에는 박 위원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했다.

갈등 격화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상황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한 형국이다.

두 사람은 지난 25일 국회 회의에서도 "이게 지도부인가"(윤호중), "저를 왜 뽑아서 여기 앉혀놓았냐"(박지현)라고 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지방선거를 불과 5일 앞둔 상황에서 지도부 갈등 수습에 실패한 민주당은 불안정한 상태로 막바지 선거 운동에 나서게 됐다.

다만 박 위원장은 지선 승리 및 당의 쇄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저의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지원유세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