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X-ray] 리스크 컨트롤타워 없는 LG전자, 점조직 운영으로 위기 돌파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공급망 리스크 관리 지속적 강조 사업별 리스크 관리 진행중이나 컨트롤타워팀은 부재

2022-06-09     최종원 기자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자 기업들도 대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종합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전자는 각 사업본부의 공급망 관리(SCM) 조직을 격상했지만 회사 차원의 리스크 관리 컨트롤타워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영지원실 지원팀 산하에 사업위기관리(BRM: Business Risk Management) 조직을 신설하고 부문별로 있는 리스크 관리 조직을 컨트롤하는 방안을 짜고 있다. 공급망 위기 등 리스크가 발생하면 유관부서를 모집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고 최고경영진(CEO)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다. 조직장은 부사장 이상이 선임될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사업부(사업운영상 리스크 관리) △경영지원실(재무, 인사 미디어, 대외협력 리스크 관리) △법무실(법무 리스크 관리) △기능별 전문조직(환경안전보건, 협력회사, 브랜드, 준법 리스크 관리) △지역총괄(지역별 리스크 관리) 등에서 부문별로 리스크 관리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위기 심화, 갤럭시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와 같은 돌발이슈 등이 터지면서 전사 차원의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대두됐다. 위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위기가 터지더라도 위험의 영향 및 파급효과를 측정하고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에 의거해 전사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진 셈이다.

[출처=LG전자]

리스크 심화로 구광모 회장 역시 어느 때보다 공급망 관리를 크게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9월 ㈜LG 및 계열사의 최고경영진 30여 명과 비대면 '사장단 워크숍'을 열었다. LG 관계자는 당시 "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2022년엔 코로나 특수가 전반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역, 제품에 대한 시장 예측력을 높이고 SCM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에 각 사업부(H&A, HE, VS, BS) 별로 SCM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구광모 회장은 작년 12월 사장단 워크숍을 소집하고 '공급망 위기'를 의제로 꺼내들면서 총 4개의 사업단위 조직별 특성에 맞게 공급망 관리 조직을 운영키로 했다. 각 사업본부특성에 따른 부품 수급 전략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대신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같이 전사적 리스크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행하는 팀은 여전히 꾸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망 관리 위한 SCM경영센터가 있으나, 리스크 관리를 총괄할 자체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화학과 전자를 중심으로 분사 체제를 갖추고 있어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만한 곳이 없다"며 "이에 구광모 회장은 취임 당시 컨트롤타워 구축을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과 이사회 권한 강화 등을 실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