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계속되는 '강제 청산' 공포…6월 일평균 반대매매 30% '껑충'

신용거래융자 잔고 연중 최저… 반대매물 부담 해소돼야 반등 가능

2022-06-27     장은진 기자
코스피와

국내 증시가 낙폭을 거듭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연저점으로 추락하는 가운데 반대매매 규모가 줄지 않고 있어서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못 갚으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증권사는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하한가로 물량을 매도하는 만큼, 주가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국내 증시 반대매매 물량은 하루 평균 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165억원)보다 28% 늘어난 수준이다.

반대매매 규모도 최근 들어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5일 315억원을 웃돌면서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튿날인 16일에는 올해 세 번째로 많은 물량인 303억원이 쏟아졌다.

지난 22일까지 누적 반대매매 물량은 2968억원 규모다. 지금 추세를 유지할 경우 이달 말에 그 규모는 4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연중 최고치는 1월(4123억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고치는 지난해 8월(4823억원)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급락세를 거듭하면서 증권사의 담보부족 계좌 건수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형 증권사 A사의 경우 담보부족 계좌 건수는 지난 2일 673개에서 22일 7643개로 10배 넘게 폭증했다. 이날은 올해 들어 A사에서 가장 많은 계좌가 반대매매를 당한 날이었다. 23일의 경우 6417개로 다소 줄었지만 이달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다른 B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담보부족 계좌 건수는 21개에서 747개로 급증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 

실제 반대매매가 많아지면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거래일 연속 감소하며 연중 최저치를 새로 썼다.

5월31일 기준 21조5646억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3일 19조2160억원으로 10.8% 줄었다. 신용을 갚으면서 규모가 줄었을 수도 있지만, 해당 기간 반대매매 계좌가 11배 늘었다는 점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청산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도 쏟아지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상대적 급락세는 대외 변수보다 국내 수급 변수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와 실망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지수 하락까지 도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위리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