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필리핀 정부, 유명 온라인 미디어 래플러(Rappler) 폐쇄 명령 '논란' 확산

2022-07-02     최석진 기자
노벨평화상

필리핀 정부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Maria Ressa)가 운영하는 필리핀의 유명 온라인 미디어 래플러(Rappler)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린데 대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언론인인 마리아 레사는 최근 필리핀 정부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 매체 ‘래플러’를 폐쇄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래플러의 설립자이자 CEO인 레사는 호놀룰루 이스트웨스트 센터에서 열린 국제 미디어 컨퍼런스 도중 성명을 발표하고,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PSEC)가 래플러의 면허를 취소하는 이전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타임지 ‘올해의 인물(TIME Person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던 레사는 1일(현지시간) CNN에 “너무 비정상적 절차를 통해” 결정이 내려졌으므로 자신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상소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필리핀은 상급 법원을 통한 법적 구제 절차가 있는 나라입니다. 법원의 명령 없이는 당장 집행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적으로 업무에 임할 것입니다.”

레사는 직원들을 위한 내부 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래플러와 설립자 레사는 최근 몇 년 사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지지자들의 온라인 공격과 흑색선전, 필리핀 정부와 유력 기업과의 소송전 등에 휘말리면서 고초를 겪어왔다. 이와 관련 레사는, 래플러가 퇴임하는 두테르테 행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2018년 1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PSEC)는 외국인 소유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래플러의 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바가 있다. 하지만 래플러는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탐사보도 업무를 지속해왔다.

지난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래플러의 모기업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은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묘한 술수”를 부렸으며, 래플러는 “지배권을 외국에 팔아넘긴 매스 미디어(mass media entity)”라는 혐의를 두고 있다.

필리핀의 헌법은 외국인은 매스 미디어 기업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가 문제가 되었을 당시 래플러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해당 투자는 이베이(eBay) 창업자이자 기업가인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Omidyar)가 설립한 투자신탁회사 ‘오미디야르 네트워크(Omidyar Network)’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래플러는 외국인 소유 하에 있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오미디야르의 투자를 관리하는 금융기구인 PDR(Philippine Depositary Receipt)은 ‘오미디야르 네트워크’ 측에 래플러를 통제할 어떤 권한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래플러 측은 나아가 2015년에는 증권거래위원회도 이러한 내용을 인정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CNN은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와 미국 주재 필리핀 대사관에 접촉을 해보았지만 아직까지 어떤 대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수요일 전달된 명령서를 통해 “래플러가 매스 미디어 기업이며 ‘오미디야르 네트워크’에 허가된 PDR을 통해 지배권을 외국에 넘긴 기업”이라는 2018년의 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래플러와 RHC는 ‘오미디야르 네트워크’에 지배권을 넘기면서 헌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했다.”

명령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법 위반의 중대성과 헌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 위원회는 허가 취소 처벌이 확정되고 그 효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