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미 데쓰야, ‘범행 동기’ 진술…“어머니가 가입한 종교에 보낸 영상 보고 격분”

야마가미 데쓰야 모친, 종교 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한 것으로 확인 종교 가입 후 과도한 ‘기부금’ 납부…물려받은 건설회사, 운영 중단

2022-07-10     김주경 기자
야마가미

참선거 유세 연설 중이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상대로 총격을 겨눠 죽음에 이르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심취했던 종교에 아베 전 총리가 보낸 영상 메시지에 격분한 나머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사실이 보도됐다.

10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를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해당 종교 신자이며, 많은 액수를 기부한 나머지 집안이 파산했다”며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원망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야마가미는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총격 대상으로 삼았으나 접근이 어려워진 나머지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켰다”고 간주해 “아베로 바궜다”고 말했다.

그가 진술한 아베 살해 이유와 관련 “(아베의)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결코 아니다”라며 “아베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아베가 연루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해당 종교단체는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생겨난 종교이며, 인터넷에는 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 행사에 보낸 아베의 비디오 영상이 게재된 상태다.

해당 종교단체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이 종교 신자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종교단체의 홍보 관계자는 “(야마가미 어머니가) 오랜 기간 신자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경제 사정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 아버지는 건설회사를 경영했으나 야마가미가 어릴 때 갑자기 숨지면서 어머니가 회사를 물려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머니는 종교활동에 헌신하면서 종교단체에 많은 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머니가 지나치게 많은 기부를 한 나머지 야마가미를 포함한 세 자녀는 “집에 먹을 음식이 없다”고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지 수사당국에 따르면 2002년 어머니는 나라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으며, 2009년에는 어머니가 거느렸던 건설회사마저 운영이 중단됐다.

야마가미는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던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해 자신이 제작한 총으로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