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환율, 13년 만에 1326원대 마감...한은 빅스텝에도 역부족

 15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1326.1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으로 마감됐다.

이 같은 종가 기준 가격은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 29일(종가 1340.7원, 고가 1357.5원) 이후 가장 높은 전고점이다.

오늘 시장에서의 진행과정도 심상찮다. 외환시장은 이미 개장하기 전에 시초가 환율이 전날 종가보다 5.9원 오른 1318.0원 쌓였고, 장 시작과 더불어 약 7분 만에 1320원을 돌파했다.

이때부터 금융당국과 시장에선 긴장감이 팽배해졌다.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30일(고가 기준 1325.0원)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후 환율은 지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으며 오후 들어 1326.7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장 막판까지 1320원대 중반에서 등락하다 1326원대에서 마감했다.

금일 종가가 기록한 연고점에 대한 기록갱신도 불안하다.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고가 기준 1316.4원)도 딱 3일 만에 다시 갈아치웠고, 하루 상승 폭도 지난달 29일(15.6원 상승) 이후 가장 컸다.

시장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사상처음으로 단행했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시장에선 금일 환율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을 달러 강세에서 찾고 있다.

달러 강세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났다.

문제는 미국의 빅스텝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데 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9.1% 상승한 데 이어 지난밤에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11.3%로 3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어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엔화도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4.75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46.92원)에서 7.83원 올랐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