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사면 불발된 금호석유화학, 박준경 사내이사로 도약하나

금호석유화학, 지난달 박준경 부사장 사내이사로 선임 박 이사, NB라텍스 사업 주도…실적 견인 역할 '톡톡'

2022-08-17     박영근 기자
박찬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8·15 특사 사면 기회를 놓치게 됐다. 이에따라 10년 이상 그룹에서 실력을 쌓아 온 박 회장 아들, 박준경 사내이사가 그룹 경영 중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는 8·15 광복절 특사 명단에서 박 회장의 이름을 뺐다. 정부는 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언급해줄 수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앞서 윤 정부는 정치인보다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기업인들에 대한 대대적 사면·복권 할 것이란 소식을 전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2조원 대 매출을 이끈 박 회장의 사면 가능성을 조심스레 기대했다. 

박 회장의 사면이 무산되면서 박 부사장 중심의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미 지난달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준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박 회장의 사면으로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하다면 그룹 입장에선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만약 불가능할 경우 박 부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겠단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 부사장은 1978년 고려대학교 졸업 후 금호타이어 회계팀을 거쳐 2010년 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이후 그룹 해외영업팀 부장, 수지해외영업 상무, 수지영업담당 전무 등 10년 이상 국내외 영업을 맡아 경험을 쌓았다.

특히 박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NB라텍스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지난해 생산설비능력을 총 71만 톤으로 증설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이끈 인물로 전해진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를통해 지난해 NB라텍스를 앞세워 2조4068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업계는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최대 주주 겸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을때에도 이사진들은 박 부사장의 실력을 의심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 전 상무는 당시 "박준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사진에게 강력 호소했다. 하지만 주주 1540만6049주 중 78.7%가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가볍게 꺾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준경 사내이사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에도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면서 "아울러 그룹 경영진들은 이같은 호실적 성과를 임직원들과 인센티브 및 복지 확대 등으로 연결시키면서 근무 만족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리더십·경영 능력을 보여준 만큼 위기를 잘 돌파해낼 것으로 생각된다"고 귀띔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