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증시침체 지속되자…증권사 '발행어음'으로 투자자들 몰려

잔고 12조원 육박…연초 대비 58.9% 증가 증권사 4곳 발행어음 금리 평균 연 4%대 지급

2022-09-09     장은진 기자
여의도

국내증시가 하반기에도 대내외적 요인에 따라 계속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발행어음 관련 상품에 쏠리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한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 수시입출금 이자보다는 높고 은행 적금과 달리 1년 이내로 짧게 돈을 맡길 수 있다는 장점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게 됐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지난 6일 기준 11조9769억원으로 집계됐다. 7조5366억원 수준이었던 올해 초보다 무려 58.9% 증가한 것이다. 같은기간 CMA 계좌수도 363만5297좌에서 488만7138좌로 125만1841건(34.4%)이나 늘어났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고객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7조3176억원에서 11조4008억원으로 55.8%(4조832억원)나 급증했다. 같은기간 계좌 수또한 34.4% 증가한 488만3147좌를 기록했다. 

법인고객 수도 크게 늘었다.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올해 초 2190억원에서 지난 6일 5761억원으로 163.1% 늘어났다. 상승률로 보면 개인 고객의 증가 속도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처럼 발행어음 잔고 규모가 급증하게 된 배경은 급작스런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크다.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는 지난 2020년만해도 1.55%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급작스럽게 인상되며, 1년 만기 발행어음의 평균금리는 4%대까지 올라갔다.

현재 발행어음을 발행 중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으로 모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다. 이들 4곳 증권사는 모두 연 4%이상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1년물 발행어음 이자로 개인과 법인에게 각각 4.15%, 4.10%를 지급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개인과 법인 모두 동일한 4.10%를 제공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상품이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데다 금리우대를 적용받기 위한 가입 조건도 없다고 알려지면서 고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며 "허나 증권사가 망하거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원금손실 리스크 발생도 가능하단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