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환율·재고↑·수요↓…'악화일로' 놓인 철강업계, 힌남노까지 할켰다

2022-09-11     박영근 기자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가 최근 비상에 걸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환율 및 철강 수요 부진 등으로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까지 쌓였기 때문이다. 철강 최대 생산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공장이 침수 피해로 가동 중단 상태에 돌입하자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제조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10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힌남노'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 침수 피해를 입게 됐다. 이로인해 제철소 핵심 설비인 고로 3기가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고로 3기가 멈춘 사례는 1937년 쇳물 생산을 처음 시작한 이래로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고로가 5일 이상 가동되지 않을 경우 내부 쇳물이 굳어 재가동까지 3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다. 만약 고로가 정상 가동하더라도 열연·냉연강판 생산 설비 일부가 침수 피해를 입어 철강제품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금액만 하루 평균 약 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회사 자체 피해 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적인 후폭풍도 우려된다. 포항제철 조강 생산량은 연간 1685만t 수준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포상제철 가동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자동차·가전·조선 등 연쇄 타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현대제철 포항공장과 동국제강 포항공장도 태풍 '한남노' 침수 피해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철강업계는 즉각 타지역 공장 생산량을 늘려 피해를 최소화에 나섰지만, 수요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제품값 하락·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철강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과 환율 급등으로 철강업계가 고전을 겪고 있다"면서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국내 철강업계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귀띔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