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쇼크'에 국내 시장 출렁, 환율 1390.9원 급등‧코스피 '휘청'...고강도 긴축 가능성↑

코스피 2400선 간신히 방어...개인 매수세에 낙폭 줄여 원·달러 환율 1390.9원 마감…13년6개월래 최고

2022-09-14     장은진 기자
미국발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CPI) 충격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원‧달러 환율과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맞았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7.3원(+0.06%) 오른 1390.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4원 급등한 1393원에 장을 출발했다. 개장하자마자 1390원을 돌파한 환율은 상승폭을 확대하며 장중 한 때 1395.5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1395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 (장중 고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1394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1389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1390원대로 하락했다.

달러 초강세는 전일 발표된 미국 8월 CPI 상승률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해 2개월 연속 둔화됐으나, 시장 예상치(8.1%)를 크게 뛰어넘었다.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6.3%로 전월(5.9%)보다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무산됐다.

14일

예상 외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미 연준이 고강도 긴축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가 1%포인트 오르는 '울트라스텝'이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증시 또한 8월 CPI 발표 결과의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8.12p(1.56%) 하락한 2411.42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2400선 아래로 까지 붕괴됐으나, 개인이 나홀로 389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 폭을 줄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30억원과 239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3.86p(1.74%) 내린 782.93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1억원, 1758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만 1968억원 순매수했다.

종목별로 이차전지·자동차 섹터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이 0.3% 오른 49만8500원에, 삼성SDI가 1.99% 상승한 61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도 낙폭을 줄이며 1% 하락한 19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가 확대할 것이라는 부담에 금융시장 충격이 이어졌다"며 "다만 장중 달러 인덱스와 미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전환에 코스피는 낙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국내 시장은 미국보다 반등의 강도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되돌림의 폭도 적었다"며 "미국 CPI 발표와 시차가 거의 없어 즉각적인 '패닉'이 왔던 미국 시장과는 달리 국내 시장은 어느 정도 충격이 진정되는 시간이 있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