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냐 대규모 투자냐…中현대차·기아, 자본잠식에 '진퇴양난'

위에다기아, 부채 총액 2조 2792억 원 기록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빠져

2022-11-17     최문수 기자
현대차기아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현지 법인 장쑤위에다기아가 올해 3분기 말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이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판매 부진 ▲과잉 투자 ▲비효율적 지배구조 등이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장쑤위에다기아 자본잠식은 지난해 말 처음 발생한 이후 9개월 만이다. 존폐 기로 위기설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기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위에다기아 자산 및 부채 총액은 각각 1240억원과 2조2792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보인 완전자본잠식 상황이다. 이에 기아는 러시아 사업에 쓰려했던 1조원가량 투자금을 위에다기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저조한 판매 실적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룹은 지난 2010년 대규모 생산설비를 현지에 구축했다. 하지만 판매량이 회복되지 않자 이 생산설비는 비용으로 잡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2016년 180만 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46만 대에 그쳤다. 이는 4분의 1 급감한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 대비 중장기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미흡했다는 풀이도 제기된다. 그룹의 현지 생산능력은 210만 대에 이르지만 정작 실적은 46만 대다. 최근들어 현대차그룹은 중국 공장 가동률을 비공개하고 있지만, 업계는 판매량으로 추산한다면 20%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단기 급성장에 중점을 두다가 현지 수요 흐름과 브랜드 가치 등을 놓쳐 결국 투자 부작용이 발생했을 가능성과, 중국정부와의 이해관계 상충도 현지 법인 위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베이징자동차그룹, 위에다그룹과 손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은 모두 국영기업인 탓에, 중국 정부와 그룹의 상반되는 이해관계도 그룹의 위기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룹은 현지 사업의 기사회생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투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포기하자니 규모가 너무 크고 유지하자니 현금을 계속 쏟아부여야 하는 진퇴양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초 러시아 사업에 투자하려했던 1조원가량을 중국법인에 투자하며, 중국 내수 시장을 위함이 아닌 동남아시아을 겨냥한 수출 기지로의 변화도 가능하다. 더불어, 중국과의 합작구조에서 벗어나 현지법인 경영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는 방법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