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돋보기] 예년보다 잠잠해진 수능 마케팅, 이유는?

일부 브랜드, 이벤트 및 대규모 행사 취소 "수험생 숫자 감소·이태원 참사 여파인 듯"

2022-11-17     심준보 기자
2023학년도

유통업계가 매년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이 종료된 후 수험생들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진행하던 각종 판촉 행사들이 올해 유독 잠잠한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능날엔 대부분 유통·외식업계가 진행하는 각종 판촉행사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 보인다. 주요 백화점들의 경우 일부 브랜드만 진행하거나 오프라인 행사를 아예 생략했다.

AK플라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수험표 할인권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큰 규모 이벤트는 생략하고 몇몇 브랜드 만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은 대신 프로야구팀 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마트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수험표 지참 시 식음료 매장 할인 등 그나마 예년처럼 행사를 진행한다.

외식업계 역시 전체적으로 이벤트가 줄어든 모습이다. 신세계푸드는 사회적 분위기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올 수험생 마케팅을 생략했다. 이랜드이츠의 경우 학생들에게 인기인 레스토랑 애슐리가 매년 진행하던 수험표 제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는 수험생 한정 혜택 대신 매월 진행하고 있는 매월 마지막 화·수요일 정례행사인 '슐리데이'(학생이라면 누구나 시간에 관계없이 런치 가격에 애슐리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에 집중한다"라고 전했다.

ⓒ카카오톡

올해 수험생 관련 마케팅 축소에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이태원 참사까지 겹친 이유도 있지만 최근 수년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이 확대된 점, 수험생의 숫자 자체가 감소한 점도 있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수시 비중이 높아지며 수능 자체에 집중되던 현상이 사라졌다"면서 "홍보 자제 분위기라기보다는 수능 시즌의 화제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행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선물하기 등 온라인 행사는 최근 수년간 증가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품목은 과거 치킨, 커피 등 단순한 메뉴에 한정됐었으나 감염병 사태 이후 품목이 다양화됐다. 

유통업체들은 수능 선물 역시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됨에 따라 카카오톡 입점 가속화를 진행 중이다. 수능 선물 역시 과거 찹쌀떡과 호박엿 등에 치우쳐 있었으나 최근 간식 패키지, 꽃다발, 수능시계, 응원 묵주팔찌 등 품목이 늘어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선물하기 등 온라인 소비의 증가는 최근 감염병 사태와 맞물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면서 "전화번호나 집 주소 등을 묻지 않아도 선물을 전달할 수 있는 편의성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심준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