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도어스테핑 로비'에 가림막 설치…"중단 아냐, 경호·보안상 이유"

MBC 등 기자-비서관 언쟁 후 가림막 등장…대통령실 "직접적 연관없어" 도어스테핑 장소, 용산시대 상징요소로 자리매김…훼손 명분 뭐든 논란 여지 충분

2022-11-20     장은진 기자
용산

대통령실이 20일 출입 기자실이 위치한 청사 1층 내부에서 현관 및 외부를 볼 수 없게 하는 차단벽 공사를 시작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자들이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을 하던 곳으로 1층 기자실 출입문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지점이다. 

대통령실은 "외교적으로나 여러 부분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때가 있다"며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가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안다"고 가벽 설치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해당구역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개방'이란 상징성을 가진 공간이었단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가림막 설치 직전인 지난 18일의 경우 MBC 기자와 윤 대통령 참모가 도어스테핑 직후 공개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가림막 설치를 통해 향후 정례적인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곧바로 부인했다. 허나 가림막이 완성되면, 기자들이 머무는 대통령실 청사 안쪽에서는 현관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직접 확인하고 소통하기가 사실상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공세적인 질문을 던진 뒤 대통령실 참모와 설전을 벌인 데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그 일과 가벽 설치는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향후 도어스테핑 운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어스테핑 중단 여부 등은)어떤 결정도 아직 내려진 바 없다"면서 "구체적인 방식은 (가림막 가운데로 뚫린) 문 설치가 끝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어스테핑은 역대 정부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국민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애정을 가졌는지 여러분이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벽을 세우면 용산 시대의 의미가 상당 부분 바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도 "대통령이 기자들을 수시로 만나겠다는 의지를 도어스테핑을 통해 계속 확인했다. 도어스테핑 폐지나 중단을 말씀드린 적이 없고, 그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