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SG 열기' 식었나…줄줄이 등급 '퇴보'하거나 '보통 이하'

올해 평가서 B등급 이하 10곳...6개 증권사는 전년대비 등급 하락 위탁거래·운용 등 사업유치에 EGS지표 반영…향후 중요성 커져

2022-12-02     장은진 기자
여의도

주요 증권사 21곳 중 절반에 달하는 10곳이 올해 ESG 경영 평가에서 B(보통)이하 등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6개 증권사의 경우 전년 대비 ESG등급이 하락하며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대신, NH투자 등 증권사가 지난해 ESG평가 A(우수)등급 증권사였던 것과 달리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이 올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또 한 곳도 없었던 D(최하)등급 증권사가 3곳이나 생겨났다.

국내 ESG 평가는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공개된 데이터를 토대로 매년 점수를 공개한다. 사회, 지배구조, 환경 등 항목마다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 등급이 책정되며 이를 기반으로 전체등급이 결정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ESG 평가에서 대변동을 일으켰다.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증권, 현대차증권과 함께 종합 A등급을 획득하며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반면 지난해 A등급을 받았던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B+로 하향됐다. 

C등급의 성적표를 받은 증권사도 대폭 늘었다.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 DB금융투자은 B등급에 머물렀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부국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의 경우 올해 결국 C등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C등급이었던 상상인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 세 곳은 올해 D등급으로 떨어져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ESG경영지표가 하락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전년 대비 등급상승을 이뤘다. 이들 기업은 최근 자사주 매입 등 EGS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는 ESG 등급이 위탁거래, 운용사업 유치에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6월부터 ESG 요인을 고려해 거래 증권사 및 운용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도 국내 채권 거래 증권사를 선정할 때 ESG 등급을 전체 점수의 7%로 두는 등 중요지표로 편입했다.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 또한 ESG등급을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수익구조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EGS 경영 내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지표가 사업유치, 투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활용가치를 높여가고 있다"면서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없지만 빠르게 늘어나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