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50%로 0.25% 인상...사상 첫 7회 연속 결정

2023-01-13     최정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이 13일 오전 5%에 이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미국과 1.25%포인트(p)까지 벌어진 금리 격차까지 고려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3.50%로 인상했다.  이는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20224·5·7·8·10·11, 20231) 금리 인상이며, 아직까지는 우리경제가 통화 긴축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전 9시부터 본청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0.50%포인트 올린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20203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8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약 1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이창용

해가 바뀌고도 한은이 인상 행진을 이어간 것은, 무엇보다 아직 물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09.28)1년 전보다 5.0%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해 7(6.3%)을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대 후반(2022123.8%)으로 높은 수준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이유로는 지난해 1214(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도 한은 인상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1.25%포인트는 2000101.50%포인트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더구나 한미 금리 격차 탓에 환율이 더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이날 한은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이번 인상까지는 전문가들 사이에 거의 이견이 없었지만, 한은의 인상 사이클이 최종 금리 3.50%로 끝난 것인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경기 침체 부담 때문에 추가 인상 없이 4분기나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여전히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에 이르는 데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큰 만큼 한은 역시 2월이나 4월에 3.75%까지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결국 한은은 국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뚜렷하게 꺾이는지, 미국 연준의 2월 초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으로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한 뒤 인상 종료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단 12(현지시간) 공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5%, 202110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빅 스텝이 아닌 베이비 스텝만 밟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