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생·손보 희비 갈릴 듯…영업 위축에 회계까지 '생보 부담↑'

금리·물가부담 여전…회계변경까지 업황 악화 지속될 듯 손보도 영향 있을 수도…비차 악화 등 감익 가능성

2023-01-20     김수영 기자
금리상승

올해도 보험업권은 실적에 따라 생보와 손보사 간 희비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여건이 작년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적은데다 회계부담(IFRS17)까지 더해지며 생보사들의 자본확충 요구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경기침체와 금리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 이어지면서 작년과 같이 생·손보 간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배경은 높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침체에 따른 소비여력 위축이다. 작년 크게 확대된 금융시장 변동성은 다소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역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손보사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전망이다.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변액보험을 취급하지 않는 만큼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적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당초 업계 기대치보다 낮은 것도 손보사들의 무난한 실적을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1~11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16%로 전년 같은 기간(84.15%) 대비 약 1%p가량 늘었지만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위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79.3~80.1%에 머물렀다. 손보사들이 인식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손익분기점은 약 78~80%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손보사와 생보사 모두 채권을 주력 운용자산으로 취급하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수익률 상승을 통한 투자부문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시장불안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펀드 등에 투자해 가입자에게 수익금을 다시 배분하는 상품으로, 가입자 보호를 위한 일종의 방어장치가 마련돼 있다. 작년과 같이 불안한 증시가 이어질 경우 생보사들은 더 많은 변액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하고, 이는 순익을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회계제도 변경과 더불어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만기 도래 시기까지 다가오면서 올해도 자본확충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표 고수익 상품군인 보장성 상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저축성·변액상품은 금리·변동성 확대가 이어지면서 올해 생보사의 수입보험료 증가폭은 작년 대비 0.3%에 그칠 것이라는 게 보험연구원의 진단이다.

양쪽 업계의 희비가 갈릴 것이란 관측은 작년과 유사한 면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생보사들은 누적 2조94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반면 손보사들은 4조817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생보사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가량 줄었지만 반대로 손보사들의 순익은 늘었다. 일부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생보사들은 대부분 변액보증준비금 영향으로 감익이 불가피했지만 손보사들은 손해율 하락과 투자이익 상승에 힘입어 이익폭을 확대했다.

다만 손보사들도 올해는 작년과 같은 기록적인 실적을 뽐내진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해지계약 규모가 확대되거나 임금상승 등 비차부문의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IFRS17이나 금리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도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계 사정에 따라 해지계약이 늘거나 사업비가 늘어나는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작년 정도의 흑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