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시선] "이제는 해외로"…적과 다시 손 잡은 KT&G, 매출 상승세 이어갈까

국내·외 궐련형 담배 시장 경쟁은 '후끈' KT&G, 지난해 매출 5.8조 원 '사상 최대' 해외 시장 위해 '적'과 다시 손 잡은 KT&G

2023-02-13     최문수 기자
지난달

KT&G와 필립모리스의 국내·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이 가운데, KT&G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필립모리스와 지난해 2020년 처음으로 계약한 데 이어 다시 손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이다. KT&G는 우려 섞인 시선을 걷어내고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번 계약 연장으로 KT&G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난 2020년 1월 글로벌 1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맺은 파트너십을 오는 2038년까지 연장키로 했다. KT&G는 자사 '릴' 제품을 필립모리스에 제공하고, 필립모리스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판매하게 된다.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이 그 대상이다.

최초 계약과는 다르게 이번 계약을 통해서 KT&G는 전용 스틱에 대한 필립모리스에게 '최소 구매 수량'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필립모리스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소 160억 개비 판매를 보증하기로 했다. 당초 공급량보다 훨씬 늘어난 물량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최소 공급 물량이 보장돼, KT&G 입장에서는 사업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필립모리스가 KT&G 제품을 직접 생산한다는 점이다. 필립모리스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급 받지 않고, 해외 현지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기존에는 KT&G가 공급 상품에 대한 매출과 상품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필립모리스가 현지에서 생산한 상품에 대해서는 KT&G가 로열티를 수취하게 된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KT&G의 인지도는 필립모리스보다 높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필립모리스의 인지도가 KT&G보다 현저히 높다. KT&G 입장에서는 필립모리스와의 계약 연장을 통해 현지 인허가 조건 등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 KT&G의 복안이다.

지난해

KT&G는 연 6조 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5조8565억 원(잠정)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이다. KT&G의 전자담배 '릴'이 큰 인기를 누린 탓이다. 지난해 '릴'의 스틱 판매량은 107억 개비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해외 매출 수량 역시 57억 개비로 전년 대비 53.2% 급증했다. 동기간 전용 스틱 매출은 4104억 원으로 111% 증가했다.

KT&G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직접 사업 확대 및 중남이 등 신시장 육성으로 판매량과 매출액이 동반 성장했다"면서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외 궐련형 전자담배 사업에서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그룹 전체 매출 10조 원 달성이 목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 제품은 필립모리스가 자체 생산한다는 점에서 '철통 보안'으로 유명한 KT&G에 구멍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제기된다. 보안이 철저하기로 알려진 KT&G NGP(Next Generation Product) 사업본부는 궐련형 담배 시장에 다소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NGP 사업본부의 신속한 기획과 개발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1위에 등극해 그 성과를 입증했다.

KT&G 측은 기술 유출 우려와 관련해 위탁 생산은 담배 업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방식이라 큰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기는 완제품을 공급하고, 기기에 끼우는 스틱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다"며 "일본 담배 메비우스도 2018년까지 KT&G에서 위탁 생산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신설된 조항이 아니다"라며 "국가별로 까다로운 제세금 구조를 고려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