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테크] 챗GPT '도입 속도' 논란..교육계 기술 혁신은

"신중하게 접근" vs "부작용 감안하고 대응" 교육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협업해야

2023-02-20     조 은 기자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교육계도 변화를 맞았다. 해외에서는 과제나 시험 등 부정행위에 악용되지 않도록 챗GPT 퇴출을 선언하며, 챗GPT ‘도입 속도’에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뉴욕시 공립학교는 교내 챗GPT 접근을 차단했고, 예일대 등 명문대는 부적절한 사용 감지 프로그램 도입에 나섰다. 홍콩대학교도 홍콩 대학 중 처음으로 챗GPT 금지령을 내렸다. 이들 학교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까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교수진들 사이에서는 챗GPT 사용을 공식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챗GPT는 1750억개 매개변수를 가진 초거대 인공지능 GPT-3.5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AI이다. 출시 5일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두 달 만에 1억명을 넘겼다. 챗GPT는 어떠한 질문에도 그럴듯한 답을 준다. 보고서도 작성해주고, 광고 문구도 지어주고,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만드는 코딩도 해낸다. 챗GPT를 공저자로 둔 논문이나 책도 등장했다. 

교내 파급력도 막강하다. 지난달 컨설팅 그룹 Intelligent.com이 미국 대학생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챗GPT로 서면 과제를 했고, 이들 중 60%는 과제의 절반 이상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교수진은 기술 혁신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국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학교의 셸던 제이콥슨 (Sheldon H. Jacobson) 컴퓨터과학 교수는 “챗GPT 수용을 공식화해야 한다. 수년 내로 더 고도화된 AI가 도입될 수 있는 시점에서 이를 차단하는 것은 임시방편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챗GPT로 만점을 받았다면 문제는 챗GPT도 학생도 아닌 시험 문항”이라며 “챗GPT가 손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문항을 출제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데이비드 윌리엄슨 샤퍼(David Williamson Shaffer) 교육심리학 교수도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해 과제를 하거나 부정행위 할 것을 감안하고 대응해야 된다. 다만 AI가 의사면허·로스쿨 시험 등을 통과할 수 있다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우리의 경쟁자가 아닌 협업자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거나, 정치를 개혁하거나, 사회 정의를 이끄는 건 결국 AI를 활용하는 사용자”라고 강조했다.

국내 교육계도 챗GPT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육 과정에서의 보조 수단으로 장려하기도 한다. 권은경 계원예술대학 시각디자인과 교수는 “챗GPT가 코딩을 대신 해주거나 오류 코드를 발견해주고, 코딩 문법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며 “이번 학기부터 이 과정을 챗GPT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자들은 1975년 미 학교에서 전자계산기 허용 여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을 언급하며 “계산기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를 확장했고,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게 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기술의 변화를 거스르지 않고 사회·경제·환경 전반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챗GPT가 전보다 수준 높은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겠지만, 고등 교육이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