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웨스트모어랜드 장군 "베트남 핵무기 투하해야" vs 존슨 대통령 "핵은 안돼"

2023-02-25     유 진 기자
베트남

베트남 전쟁 때 핵무기가 사용될 뻔 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은 베트남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케산전투에서 패할 경우 핵공격을 감행할 계획을 세웠지만 존슨 대통령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기밀해제 문서에 따르면, 미군 최고사령관은 베트남 전쟁 당시 가장 말썽이 많았던 전투에서 핵공격을 감행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문서는 1968년에 미군이 전투에서 긴급한 대응 필요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윌리엄 C.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이 핵무기를 베트남으로 이송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린든 B. 존슨 대통령에 의해 좌절되었다.

웨스트모어랜드 사령관은 핵무기를 베트남으로 이송해와 미국과 동맹군이 케산 전투에서 패할 경우 이를 기꺼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웨스트모어랜드 사령관은 ‘골절된 턱(Fracture Jaw)’이라는 암호명으로 비밀리에 준비된 이 작전을 승인하고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때를 같이해서 존슨 대통령의 국가안보고문인 월트 W. 로스토우가 백악관 메모를 통해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로 인해 케산 전투는 하마터면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참혹한 전투가 될 뻔했다. 그러나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이 핵무기를 요청한지 이틀이 지나 존슨 대통령이 이 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핵무기 이송 계획을 되돌릴 것을 명령했다.

“존슨 대통령은 이 계획의 실행이 거의 준비가 완료된 사실을 보고 받고, 화를 많이 냈으며 로스토우를 통해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에게 당장 중지하라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당시 대통령 특별 고문이었던 탐 존슨은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탐 존슨은, 존슨 대통령이 핵무기를 투하할 경우 발생할지 모르는 보다 큰 충돌에 대해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존슨 대통령은 장군들에게 케산 전투에서의 패배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장군들 중 한 명이 핵무기에 의존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존슨 대통령은 핵무기 이송 계획에 대해 몹시 화를 내고 그 계획을 완전히 폐기하도록 명령했다고 한다.

“본 계획에 관여했던 모든 인원에게 이러한 계획이 진행 중이었거나 중지되었다는 어떠한 사실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도록 하시오.”

존슨 대통령은 퉁명스러움이 묻어나는 메모를 통해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대통령 역사 기록가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곧 출간될 책 「전쟁과 대통령(Presidents of War)」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 존슨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불허한 사실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있다.

“1968년 초에 비극적 충돌이라는 대참사를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를 핵무기 사용을 분명하게 거절한 존슨 대통령에게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당시 케산 전투에 참여했던 미군 병사들에게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