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리먼사태 막아라”…금융당국, ‘SVB 파산' 시장 변동성 우려 차단 주력

경제·금융수장들 12일 정례 간담회…“SVB 사태 국내 영향 점검” 금융당국 “금융시장에 초래할 영향 제한적…국내 은행과 무관”

2023-03-12     김주경 기자
폐쇄된

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해 은행 폐쇄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금융권 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에서 촉발된 사태가 제2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금융권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경제에 가해질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상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주요 경제·금융 수장들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 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개최해 SVB 사태의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

간담회가 열린 이후 “이번 미국 SVB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이어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에 위기를 초래하게 되고, 불확실성이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다만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더 우세하다”면서 “글로벌 금융 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미국 SVB 유동성 위기와 관련된 내용을 24시간 꼼꼼히 챙기겠다. 필요에 따라선 신속한 대응을 통해 우리 경제의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고 밝혔다.

추경호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국내 은행의 경우 이번 사태와 관련된 게 없고 자본 건전성도 강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점검에 착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인 자금 유출 영향이나 위험회피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국내 금융시장에 가해질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SVB와 사업 모델과 다르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지렛대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긍정적 면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SVB 사태가 국내 은행과는 관련이 없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국내 대응 상황을 종합적으로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예금 구조는 예금보장 한도가 높은 도매액이 크지 않고 채권 비중이 큰 곳도 없다. 국내 은행 중에 SVB나 실리콘밸리에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있는 곳도 없어 시장 전반의 영향은 없지만 각국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종합 점검을 통해 우리나라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