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납치 불안, 멕시코로 여행가지 말라”...봄방학 시즌을 맞은 미국, 여행객에 경고

2023-03-14     최석진 기자
멕시코

미국 당국이 학생들의 봄방학 시즌을 맞아 멕시코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에 나섰다. 지난주 미국인 4명이 멕시코에서 납치되었다가 이 중 2명이 사망한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주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미국 시민들에게 봄방학 기간 동안 멕시코로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텍사스주 공공 안전국(DPS)은 멕시코 여행자들은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권고는 지난주 미국인 4명이 국경을 넘은 직후 멕시코에서 납치된 다음 나온 것이다.

납치되었던 사람들 중 두 명은 살해되었고, 두 명은 무사히 풀려났다.

이외에도 시장에서 옷을 팔기 위해 멕시코로 넘어간 세 명의 미국 여성이 2주 이상 실종된 상태에 있다.

“마약 카르텔 관련 폭력 행위 및 기타 범죄 행위는 현시점에서 멕시코로 건너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텍사스주 공공 안전국의 스티븐 맥크로 국장은 이렇게 밝혔다.

“마약 카르텔의 예측 불가능한 ​​활동과 멕시코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상황에 근거해 우리는 현재 여행자들에게 멕시코로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멕시코 마타모로스 마을을 방문하던 중 미국인 4명이 마약 카르텔에 납치되고, 이 중 2명이 살해됐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멕시코인 한 명도 총격으로 사망했다.

멕시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마약 카르텔은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총격을 직접 가한 조직원들을 붙잡아 스스로 경찰에 넘겼다.

총격범들과 함께 길가에 남겨진 마약 카르텔의 편지에는 범인들이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는 카르텔의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판단 미숙과 규율 부족 때문에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총격을 가한 조직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편지에는 악명 높은 걸프 카르텔(Gulf Cartel)에서 갈라져 나온 스콜피온스 그룹(Scorpions Group)의 서명이 적혀있다.

멕시코 당국은 갱단원들이 해당 미국인들을 라이벌 조직원들로 착각하고, 이들이 도망가려 하자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 멕시코 관계에 금이 갈 조짐까지 비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멕시코 카르텔을 처단하기 위해 국경 너머로 미군을 배치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를 “오만한(arrogant)” 제안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런가 하면 텍사스 출신의 두 자매와 친구 한 명이 지난달 벼룩시장에서 옷을 팔기 위해 국경을 넘은 후 멕시코에서 실종 상태에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이들 중 한 여성의 남편은 며칠 동안 아내와 연락이 두절되자 텍사스에서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이와 관련 텍사스주 국경 도시인 페니타스시 경찰서장 로엘 버메아는 AFP통신에 “그들이 멕시코에 도착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FBI에 실종 사실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