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발생 두달째..서울아산병원, 사실관계도 아직

병원 측 “피해 10여 명 진술확인 중..전공의 시험 겹쳐” 늦어져

2023-03-20     조 은 기자

방송 출연으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교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여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자세한 사실관계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월 본원 호흡기내과 소속 A 교수가 전공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 10여 명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신고를 받고, 해당 교수를 진료에서 배제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20일 “현재 A 교수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알려진 피해 인원만 10명 이상인 데다 전공의 시험 일정 등이 겹쳐 진술을 듣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라며 “가급적 빠른 조처를 하겠지만, 선례로 비추어 어느 정도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단언하긴 어려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A 교수는 함께 일하던 여성 전공의와 간호사 등 10여 명에 동의 없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언어적 성희롱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나 방송 출연 등으로 이름이 알려진 의사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실장 등을 역임했다. 

병원에 신고된 피해 사실 중에는 “심장 초음파 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손으로 목 아래부터 가슴 끝까지 쓸어내렸다”, “회의하는 동안 허벅지를 자주 만졌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힘드니 몸매 유지는 되겠다” 등의 언어적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고, 징계가 미흡하면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한편 성추행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일명 ‘의사면허취소법’은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