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기소된 트럼프 전화위복?...후원금 200억원 쇄도

2023-04-16     강혜원 기자
모금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사상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에게 지지자들의 후원금이 쇄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캠프는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기소 결정을 내린 이후에만 1천540만달러(약 201억3천만원)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기소 후 모금한 정치자금의 98%는 200달러 미만 소액 기부자들이 낸 돈이며, 생애 최초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헌금한 기부자들이 낸 금액이 24%를 차지했다.

올해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 모금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에서 맨해튼 지방검찰청의 형사 기소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트럼프 캠프의 올해 1분기 모금액은 1천880만달러(약 245억7천만원)로 2024년 대권 재도전을 천명한 지난해 4분기 2천40만달러에 못 미쳤다. 그나마 1분기 모금액 중 400만달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 3월30일 이후에 쏟아진 기부금이다.

따라서 이번 기소를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지지자들에게 결집을 호소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전인 지난달 18일부터 자신의 체포가 임박했다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가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한 이번 기부금 내역에 따르면 4월 초 기준으로 트럼프 캠프는 1천39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화당 경선 라이벌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측은 앞서 5일 7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2월 15일 출마 선언 이후 6주간 모두 1천100만달러를 모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