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짜리 빌딩이 800억원 급매물로...심상찮은 미 상업용 부동산시장

2023-04-28     최정미 기자
2년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기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는 등 급변한 사회변화가 일으킨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22층짜리 사무용 건물을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금융지구의 중심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3억 달러(약 4천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온 이 건물의 가격은 6천만 달러(약 800억 원) 정도다.

4년 전에 비해 80%가량 급락한 가격이다.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치솟는 범죄율과 떨어지는 삶의 질 탓에 시내 사무실 임차 수요가 줄어든 것과 함께 재택근무의 연쇄효과가 꼽힌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전체 사무실 공간의 30%는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매물로 나온 샌프란시스코의 22층짜리 사무용 건물도 현재 75%가 공실인 상황이다.

건물 대부분을 임대했던 은행이 사무실을 뺐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외에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된다.

임대 수익이 줄어든 건물주가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