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제보] "느가라인도네시아은행, 위법하게 CCTV 설치했다"…진실은?

"CCTV 불법 설치돼…관련 '안내판' 찾아볼 수 없어" 회사 "스티로폴 재질, 잘 떨어져 안 보였을 수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야

2023-05-15     최문수 기자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은행 느가라인도네시아은행(이하 BNI) 우리나라 지점에서 CCTV가 위법하게 설치돼 직원들이 감시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제보자 A씨는 "부대표 방에 (CCTV) 모니터가 하루 종일 켜져 있다. CCTV는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곳곳에 설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가 보내온 사진에는, 총 11개 CCTV 화면이 모니터에서 송출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화면은 고객 금융 서비스가 이뤄지는 BNI 2층 창구와, 직원들의 사무 공간인 5층 사무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CCTV 설치 시 직원의 동의를 구한 적도 없었다. 이게 불법이라는 것을 아는 직원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있고,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어느 곳에도 CCTV 관련 안내판은 없다"라며 "인사부에 얘기해도 매니지먼트 눈치 보기에 바빠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확실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개인정보보호법시행령 제24조 '안내판의 설치 등' 1항에 따르면, CCTV 운영자는 ▲설치 목적 및 장소 ▲촬영 범위 및 시간 ▲관리책임자 성명 및 연락처 등 항목이 포함된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 피촬영자가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출입구 등에 부착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도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보주체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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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2층 창구와 5층 사무실에는 이 안내판이 부착돼 있었다. 필수 기재돼야 하는 항목 역시 첨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객이나 직원들이 쉽게 보기 힘든 한쪽 벽면 구석 상단에 위치해 일부 직원들이 이같은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예상된다.

BNI 측은 CCTV 설치 관련 질문에 "금융감독원에 연락하라"는 다소 의아한 답변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금융감독원이 확인하고 설치하고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금융감독원이 나올 때에는 CCTV에 대해 반드시 조사를 한다"고 항변했다.

뒤늦게 연결된 책임자 BNI 총무부 직원은 "CCTV가 있는 구석에 붙여 놨는데, 스티로폴 재질로 되어 자주 떨어져 (안 보였을 수도) 그렇다"며 "떨어졌을 때는 데스크 쪽에 올려놓기도 한다"고 답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