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소득 불평등이 혼인율 감소·저출산 원인...노동연구원 "40세 이상에서 뚜렷해져"

2023-05-14     최석진 기자
결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남성의 소득 불평등이 혼인율 감소·저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노동연구원은 14일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비단 여성의 문제만은 아니고, 남성의 혼인 지연에 관한 연구가 드물다는 점에서 남성 소득 수준과 혼인율의 상관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2017∼2019년 통계를 활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2019년을 가장 최근의 분석 연도로 삼았다.

한 번이라도 결혼한 적이 있는 비율을 일컫는 혼인 비율은 모든 연령층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른 혼인 비율 차이는 40세 이상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7∼2019년 기준 20대 중후반(26∼3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1분위)는 8%만 결혼 경험이 있지만, 소득 상위 10%(10분위)는 29%가 결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초중반(31∼35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31%, 상위 10%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다. 30대 중후반(36∼4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47%, 상위 10%는 91%다.

40대 초중반(41∼45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58%, 상위 10%는 96%다. 40대 중후반(46∼5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73%, 소득 상위 10%는 98%가 혼인을 해봤다.

고소득 남성들은 30대 후반 이후 혼인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지만, 저소득 남성들은 미혼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남성 임금의 불평등도가 커지면 결혼에 필요한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 결혼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