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많이 쓰는 업무 '외로움' 증가시켜...불면증·퇴근 후 음주 부작용

2023-06-13     최석진 기자
인공지능

미국 조지아대 포크 만 탕 교수팀은 13일 미국 심리학회 학술지 '응용 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서 AI 시스템과 상호작용이 잦은 직원은 불면증과 퇴근 후 음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외로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탕 교수는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실시한 네 가지 실험에서 이런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며 이는 AI가 많은 이점이 있지만 직원에게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줄 위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대만의 한 바이오의학 회사에서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엔지니어 166명에게 3주간 외로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이들의 동료들에게는 참가자의 행동을 평가하게 하고 가족에게는 참가자의 불면증, 퇴근 후 음주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AI 시스템과 상호작용 빈도가 많은 직원일수록 외로움, 불면증, 퇴근 후 음주 등이 증가할 가능성이 더 컸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동료 직원을 도와주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실험에서는 한 부동산 관리회사의 컨설턴트 136명 중 절반에게 3일 연속으로는 AI 시스템을 사용하지 말도록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가능한 한 AI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AI 시스템을 많이 사용한 그룹은 대만 실험 참가자들과 유사한 생활 및 행동 변화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 인도네시아에서는 AI 사용 빈도와 퇴근 후 음주 간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정규직 성인 214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실험과 말레이시아의 한 기술 회사 직원 29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또 사회적 관계에 대해 불안해하는 애착 불안 성향이 큰 참가자가 AI 사용 빈도와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 같은 긍정적 반응이나 외로움, 불면증 같은 부정적 반응 간 연관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탕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AI 시스템으로 업무가 격리되면 직원의 개인 생활에 해로운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