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용병반란] 푸틴 리더십 '휘청'…외신 "우크라이나 침공, 중대한 실수 입증"

2023-06-25     최문수 기자
블라디미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멈추고 철수키로 하면서 반란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선 자신이 믿고 쓴 용병 그룹이 등을 돌린 상황이라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우려는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와 CNN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이후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 주요 군사 거점인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를 장악하고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하는 등 크렘린궁을 위협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술의 달인' 푸틴 대통령이 충성스런 부하를 앞세워 군 수뇌부를 견제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직후 직업 TV 연설에 나서 '반역'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러한 해석은 무색해졌다.

지난

CNN은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러시아 엘리트들은 대통령의 흔들리는 정권과 그 정권이 더러운 일을 하기 위해 만든 용병 '프랑켄슈타인' 사이에서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리고진이 푸틴에 굴욕감을 안겨주면서 더는 폭력에 대한 독점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키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NYT에 "푸틴이 프리고진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라며 "푸틴은 프리고진이 완전히 의존적이고 충성스럽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바그너

바그너 그룹이 진격을 멈추면서 상황은 종료됐지만, 다수 외신들은 그 여파가 당분간 지속돼 정치적 불안정을 조장하고 푸틴 대통령의 지도력에 물음표가 던져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리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적 및 물적 피해와 내부 분열만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역사가 반복된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푸틴의 결정은 가장 큰 전략적 실수이자 조만간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는 중대한 실수임이 입증됐다"고 풀이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는 무너져가는 전선을 지키기 위해 수십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했고, 이로 인해 대규모 이민이 발생했다"라며 "러시아 내륙 깊숙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일상화하면서 푸틴이 공들여 쌓아온 강인한 이미지에 구멍이 뚫렸다"고 분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