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보험수지 악화에도 투자부문 흑자전환에 '함박웃음'

수익증권 등 유가증권 수익률 큰 폭 확대

2023-08-24     김수영 기자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보험수지 악화에도 투자부문의 흑자 덕에 웃음을 지었다. 다만 상반기 실적에는 집중호우 피해 등이 모두 반영되지 않아 향후 추가적인 보험부문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올 상반기 5462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4996억원) 대비 약 9.3% 증가한 수준으로 유가증권 중심의 투자부문 개선이 전체 순익을 견인했다.

KB손보는 작년 상반기 투자부문에서 98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보유자산의 처분 및 평가손실 약 4100억원이 반영됐고 투자위험을 헤지하는 과정에서도 246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올 상반기에는 이같은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며 투자부문 손익은 2087억원까지 확대됐다. 2분기 들어 채권시장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익증권을 비롯해 채권 등 유가증권 수익률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3.782%로 시작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월 말 3.270%까지 떨어졌고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6월 말에는 3.662%까지 올랐다. 전반적인 수익률 변동은 연초 하락 후 다시 상승하는 형태로 대동소이한 편이다.

KB손보는 운용자산(32조8728억원) 구성은 ▲유가증권 77.7%(25조5415억원) ▲대출채권 19.2%(6조3225억원) 등이다.

유가증권 가운데 국내 투자된 자산규모는 22조142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33.4%(7조3859억원)는 국공채에 투자 중이고 31.2%(6조9121억원)는 수익증권에 투자됐다. 해외 운용자산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국내 운용자산 수익률이 큰 폭의 상승을 거두면서 전반적인 투자부문의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말 4.33%였던 해외 유가증권 수익률은 올 상반기 4.04%로 떨어진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유가증권 수익률은 2.56%에서 4.70%까지 뛰었다. 특히 수익증권 수익률은 2배 이상 확대(3.56%→7.23%)됐고 가장 많이 투자된 국공채 수익률도 2.35%에서 3.05%까지 늘었다. 이에 따른 전체 유가증권 수익률도 2.83%에서 4.61%까지 오르면서 전체 투자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보험부문 손익은 대형 화재보상 관련 손실 등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작년 상반기 5948억원에서 올해 5291억원으로 축소됐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주요 영역 손해율이 작년 말보다 대부분 상승했고 신계약 증가에 따른 사업비율까지 확대되며 합산비율이 낮아진 탓이다.

6월 말 기준 K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0%로 통상 인식되는 손익분기점을 하회했다. 손보사들은 사업비율을 감안할 때 약 78~80%의 손해율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수입보험료 규모가 큰 자동차보험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보험영업도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중 KB손보의 수입보험료 규모는 6조3725억원으로 이 중 장기보험은 4조1399억원(65.0%), 자동차보험은 1조3943억원(21.9%)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집중호우 피해 등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데다 9월부터는 태풍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차후 보험영업 부문의 악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