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종교적 집단 자살로 오인돼 경찰까지 출동한 요가 수업

2023-09-12     유진 기자
노스시

영국 지방의 한 마을에서 요가 수업을 진행하던 중 강사가 강의실 불을 끄고 수강생들에게 누워있도록 한 장면이 집단 자살 현장으로 오인돼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11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영국 외딴 지방에서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던 한 요가 선생님은 수업이 끝날 무렵 수강생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설명하기 위해 불을 껐다.

그런데 그 뒤에 벌어진 일은 그녀의 의도와는 사뭇 달랐다.

요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요가 강습소로 몰려든 무수한 경찰차들의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는 요가가 지향하는 평화를 깨뜨리고도 남았다.

경찰은 영국 해안가에 위치한 조용한 휴양지 채플 세인트 레오나드(Chapel St. Leonards)에 있는 요가 강습소에서 대규모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던 것이다.

채플 세인트 레오나드에 있는 ‘노스시 오브저버토리(North Sea Observatory)’는 미술관, 헬쓰클럽 등이 들어있는 사회 시설인데, 요가 강사 밀리 로스는 바로 이곳에서 ‘유니티 요가(Unity Yoga)’라는 요가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노스시 오브저버토리’에 입주해 있는 ‘시스케이프’라는 카페는 지난주 수요일 저녁 페이스북에 이 사건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포스팅했다. 

“어젯밤 오후 9시 30분에 채플 세인트 레오나드에서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면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건물에서 대량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겁니다. 요가 수강생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걸 보고 오해를 한 것 같은데, 사실은 명상 요가 수업중이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이렇게 설명했다.

“시민 여러분, ‘노스시 오브저버토리’에서는 저녁 시간에 요가 수업이 많이 진행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건물에는 광신자들의 모임 같은 것은 없습니다.”

포스팅은 이렇게 강조했다.

‘유니티

또, ‘유니티 요가’ 측이 페이스북에 올린 별도 게시물을 통해 로스도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일부 시민들이 요가 강습 현장을 종교적 대량 자살로 착각”하고 경찰에 신고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로스는 지난주 금요일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수업 참가자 7명이 강습소를 떠난 직후 경찰차 5대가 현장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녀는 건물 관리자로부터 전화 통화를 통해 그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너무 꿈같은 일이어서 사실이라고 전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수강생들과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 대부분이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녀는 너무 어이가 없다며 이렇게 들려주었다.

“당시 우리는 모두 평화로운 상태에서 깊은 휴식에 잠겨있었는데, 그 장면이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에 다들 말문이 막혀했습니다.”

경찰도 CNN에 이메일로 보낸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을 확인해 주었다. 

“채플 세인트 레오나드의 노스시 오브저보토리에 입주 중인 한 강습소를 우려하는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경찰관들이 출동했지만, 모두가 안전하고 별일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신고자는 선의로 신고를 한 것이 맞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