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엔진 과금제 리스크' 소강 국면…韓게임사는 여전히 ‘예의주시’

2022년 상위 1000개 모바일게임 중 70%에 활용 관계 냉각되면 대안은 언리얼엔진·자체개발 엔진뿐

2023-09-27     강정욱 기자
유니티

과금 정책 변경을 예고해 파장이 일었던 유니티 엔진 과금제 리스크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게임사는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해야 되는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아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화두가 됐던 유니티 엔진 과금제 논란은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앞서 설치 횟수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 런타임 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수정된 요금 정책을 내놨다.

유니티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업 요금제인 유니티 프로와 유니티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에만 런타임 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기존보다 개발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매월 매출의 2.5% 수익 배분, 신규 설치 이용자 수 기반의 금액 중 적은 금액을 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정책은 2024년 출시되는 2023 LTS(장기 지원) 버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유니티 엔진은 모바일 게임에 주로 사용되는 게임 개발 엔진이다. 유니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상위 1000개의 모바일게임 중 70%가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됐다. 모바일·PC·콘솔 중 50% 이상의 게임에서 유니티 엔진이 사용됐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들은 유니티 엔진 과금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 엔진 시장이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엔진으로 양분되서다. 게임사 자체 엔진도 활용되고 있지만 빈도가 적어 언리얼 엔진, 유니티 엔진과 관계가 틀어질 경우 게임 개발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공식 발표된 자료 상으로는 유니티 엔진을 게임 개발에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유니티 엔진 활용 계획은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도 비슷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주력 모바일 게임으로 에픽세븐이 있지만 자체 엔진을 사용해 큰 영향은 없는 상태다. 다만 향후 게임 개발 과정에서 영향이 미칠 수도 있어 지켜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펄어비스도 이들 업체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인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자체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 엔진은 개발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사용되는 것”이라며 “개별사별로 영향이 다른 상황으로 전체적인 파급력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자체 개발 엔진 활용 빈도를 늘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비용이 많이 들고 당장 적용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2024년 적용될 새로운 유니티 엔진 과금제가 확정돼야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말할 수 있어 지금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이번 과금 정책 변경 논란으로 게임사들이 자체 엔진을 개발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는 원인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